‘원폭 피해자’ 위로한 이재명 대통령… 일본에 유화 메시지

입력 2025-08-05 18:35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전국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휴가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원자폭탄 피해를 본 재일동포들과 유가족에게 애도의 뜻을 전하며 상흔 치유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한·일 정상회담을 검토하는 상황에서 일본을 향한 유화 제스처를 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5일 페이스북에 ‘고통의 역사 위에 평화의 약속을 새깁니다’라는 제목으로 “80년 전 타국에서 역사의 격랑을 겪으며 고통받았을 원폭 피해 동포들과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17년 한국인 원자폭탄 피해자 지원 특별법이 시행됐지만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 우리 정부는 원폭의 상흔을 치유하기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적었다.

이 대통령이 일본에 우호적인 메시지를 보낸 것은 양국 정상 간 셔틀외교를 재개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조만간 일본을 방문해 이시바 시게루 총리를 만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통령실도 전날 “양국 정상은 셔틀외교 재개 의지를 확인한 바 있으며 이러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당국 간 필요한 소통을 지속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도 준비 중인 이 대통령은 두문불출 상태로 거제에서 취임 후 첫 여름휴가를 보내고 있다. 정국 구상에 몰입하면서 아직 마무리하지 못한 관세 협상, 수해 피해 등 국정 전반을 살피고 있다고 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공개 일정 없이 조용히 휴식을 취하며 정국 구상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참모들과 지속해 소통하며 숙고하는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휴가지에 화상회의 시스템을 구축하고, 다양한 경로로 현안 보고를 받고 있다. 특히 갑작스러운 집중호우가 예상되면서 관련 부처로부터 조치 상황을 수시로 보고받는다고 한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사실상 휴가지만 지금 대통령실과 거의 접속 중인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오는 15일 열리는 ‘국민임명식’에 문재인·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고(故) 노무현·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의 배우자를 초청한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문 전 대통령 내외와 권양숙(노무현 전 대통령 배우자) 여사를 직접 찾아뵙고 초청장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과 김옥숙·이순자(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 배우자) 여사는 일정을 조율해 김병욱 대통령실 정무비서관이 직접 초청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우 수석과 김 비서관이 각각 초청장을 전달하는 이유에 대해 강 대변인은 “(우 수석의) 몸이 하나라 다 움직이기 어렵고, 지역과 거리 문제가 있다”면서 “과거 생존해 계신 여사님들은 행정안전부가 담당했었지만 이번엔 정무비서관이 직접 전달하는 것으로 통합의 의지와 전직 배우자들을 예우하는 의미”라고 말했다.

윤예솔 기자 pinetree2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