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국제무대에서 침체기를 겪었던 한국 농구 대표팀이 ‘황금 세대’를 주축으로 아시아컵 도전에 나선다.
안준호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6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에서 열리는 호주와의 A조 첫 경기를 시작으로 2025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조별예선 일정에 돌입한다. 호주에 이어 카타르(8일), 레바논(10일)과 차례로 맞붙는다. 조 1위는 8강에 직행하고, 2·3위는 8강 결정전을 치르게 된다.
FIBA 랭킹 53위의 한국이 속한 A조는 ‘죽음의 조’로 불린다. ‘디펜딩 챔피언’ 호주(7위)와 직전 대회 준우승팀 레바논(29위), 카타르(87위)와 경쟁한다. 레바논은 2023-2024 프로농구 KBL 외국인 최우수선수(MVP) 디드릭 로슨, 2027 농구월드컵 개최국인 카타르는 미국프로농구(NBA) 출신 가드 브랜던 굿윈이 귀화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은 귀화선수가 없지만 젊은 피들의 스피드와 투지 넘치는 수비, 베테랑 빅맨들의 노련미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해외파 이현중(나가사키)과 여준석(시애틀대), 토종 득점기계 이정현(소노), 슈터 유기상(LG) 등 20대 선수들이 주축인 가운데 센터 김종규(정관장)가 개인 통산 6번째 아시아컵에 출전한다.
이현중은 “호주가 압도적인 팀이지만 경기는 뛰어봐야 안다”며 승부욕을 드러냈다. 이정현은 “우리만의 자신 있는 플레이로 승부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종규는 “최고참으로 참가하게 됐다. 황금세대의 출발점인 만큼 책임감을 갖고 경기에 임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FIBA는 5일 A조 프리뷰에서 “김종규와 이현중이 버틴 한국은 지난해 국가대표에서 은퇴한 귀화선수 라건아 없이 오랜 만에 아시아컵에 나서 쉽지 않은 싸움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은 2011년과 2013년, 2017년 대회에서 3위에 올랐지만 2022년 대회 8강에서 탈락했다. 2023년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선 역대 최저 7위에 그쳐 자존심을 구겼다. 이번 대회는 내년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에서의 재도약 가능성을 가늠할 기회로 여겨진다.
박구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