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50% 관세’ 맞은 브라질에 중국 “커피 수입 확대” 손 내밀어

입력 2025-08-05 18:41 수정 2025-08-05 18:46
브라질 농가에서 커피 수확하는 농민들. AP연합뉴스

미국의 50% 관세 부과로 브라질산 커피 수출에 타격이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이 브라질에 손을 내밀었다.

주브라질 중국대사관은 4일(현지시간) 엑스에서 “브라질 커피 수출업체 183곳의 중국 시장 수출을 승인했다”며 “지난달 30일 발효한 이번 조처는 5년간 유효하다”고 밝혔다. 대사관은 “중국인 1인당 커피 소비량은 연간 16잔으로 세계 평균 240잔에 비해 낮지만, 커피는 중국인들의 일상생활에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브라질 커피업계는 미국의 고율관세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산업 분야다. 브라질산 커피를 수입하는 최대 고객이 미국이기 때문이다. 브라질은 세계 커피 생산량의 약 39%(2023년 기준)를 차지하는 최대 생산국이다.

브라질커피수출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은 브라질 커피 약 814만 포대(60㎏ 포대 기준)를 사들였으며, 이는 미국 내 전체 커피 유통량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커피보다 차를 훨씬 선호하는 중국은 지난해 브라질 커피 수입국 순위에서 14위에 그쳤다. 이 때문에 이번 대규모 수입 승인은 이례적인 결정으로 평가된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거리가 가까운 주요 커피 생산국도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중국의 결정은 미국을 견제하는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커피 외에 브라질산 참깨, 동물 사료 등에 대한 수입 승인도 확대 중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에 대한 ‘마녀사냥’을 이유로 브라질에 50 % 관세 폭탄을 안겼는데, 브라질 연방대법원은 이날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해 가택연금 명령을 내렸다. 보우소나루는 2022년 대선에서 패한 이후 쿠데타를 모의하고 지지자들의 선거 불복 폭동을 선동했다는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미국 정부는 보우소나루에 대한 가택연금 조치를 규탄했다. 미 국무부는 “알레샨드리 지모라이스 대법관은 브라질 기관을 이용해 반대파를 억압하고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