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에 가면 맨 먼저 당신을 만나보고 싶어요
얼마나 벗을 사랑하였기에
왕좌도 내어주고
자신의 목숨을 바쳐 지켜 주었을까요
당신의 눈동자는 별빛처럼 빛나고
심장은 불꽃처럼 뜨거우며
가슴은 유다 광야처럼 드넓은 가요
당신 같은 벗 한 명 있다면
행복한 인생이라 회고할 수 있을까요
수많은 창 같은 시선들과
칼 같은 말들 속에서
상처받고 쫓고 쫓기는 사람들 속에서
언제나 따뜻한 눈빛과 다정한 말로
나를 지켜주는 한 사람
당신이 마지막 눈을 감을 때 본 것은
다윗과 함께 달리던 벌판의 추억이었나요
왕좌에 오른 다윗의 미소였나요.
소강석 시인, 새에덴교회 목사
이 시의 주인공은 사울의 아들 요나단이다. 사울과 같은 부정적 결말을 남긴 자의 아들이 이렇게 보석처럼 빛나는 우의(友誼)의 상징이 됐다는 것 또한 혈연의 관계성과 그 아이러니를 되새기게 한다. 요나단이 없었다면 다윗도 있기 어렵다. 그러기에 다윗과 요나단은 성경 전반을 통해, 아니 인류사 전체를 통해 아름답고 귀한 우정의 표본이 됐다. 이 시에서 시인은 시적 화자를 통하여 요나단에게 질문을 건넨다. 그리고 “당신 같은 벗 한 명 있다면 행복한 인생이라 회고할 수 있을까요”라고 질문한다. 마침내 요나단이 마지막 눈을 감을 때 다윗의 무엇을 보았느냐고 묻는 것은 다윗과 같은 품성이 있었기에 요나단의 신의가 가능했으리란 시인의 평가가 아닐까.
-해설 : 김종회 교수(문학평론가, 전 경희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