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가장 잘 이해하는 ‘국가대표 인공지능(AI)’ 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프로젝트가 본격 궤도에 올랐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한국형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할 5개 정예팀이 선정된 것이다. 정부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모두의 AI’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기술 자립이 필수적이고 그 바탕에는 독자 범용 AI 파운데이션 모델 확보가 핵심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4일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 참여한 15개 팀 중 네이버클라우드, 업스테이지, SK텔레콤, NC AI, LG AI연구원 등 5곳을 정예팀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공모에 참여한 15개 팀 가운데 서면 평가로 10개 팀이 추려졌고, 발표 평가를 거쳐 5개 팀으로 압축됐다.
과기정통부는 이들 기업이 수준 높은 AI 모델 개발 역량을 보유했고 소버린 AI의 본질을 지향했다고 평가했다. 송상훈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은 “단순한 데이터의 유입, 해외 AI 모델의 미세 조정이 아닌 모델의 초기 설계부터 사전학습 과정 등을 수행하고, 새로운 기술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술 역량과 방향성을 갖고 있는지 여부가 평가의 중요 요소로 고려됐다”고 말했다.
선발된 5개 정예팀은 국가기록원, 국사편찬위원회, 통계청, 특허청 등 공공기관 데이터를 공동 구매하거나 개별적으로 구축해 가공할 수 있다. 정부는 데이터 공동 구매에 드는 예산 100억원과 함께 팀별로 28억원을 추가 지원하고, 200억원 규모의 고품질 방송영상 학습용 데이터도 지원한다. 인재 지원은 업스테이지 정예팀만 기준을 충족함에 따라 이들이 유치하고자 하는 해외 우수 연구자(팀)의 인건비, 연구비 등 비용을 정부가 지원한다.
AI 모델 개발에 필수적인 GPU(그래픽처리장치)는 정부 예산으로 확보한 컴퓨팅 자원이 지원된다. SK텔레콤과 네이버클라우드는 정부에 GPU를 임대할 공급사로 선정된 만큼 올해는 GPU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고, 나머지 정예팀이 필요한 지원을 받게 된다. 김경만 과기정통부 인공지능기반정책관은 “큰 기업들은 자체 GPU를 가지고 있지만 스타트업 같은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열악한 것이 사실”이라며 “내년부터는 GPU 1만여장을 정부가 공공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에 선정된 기업들에 할당할 예정이고, 그 규모는 가능하면 많이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2027년까지 반기마다 정예팀을 압축해 글로벌 AI 모델의 95% 이상 성능을 구현하는 독자 AI 모델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연말에는 5개 팀이 대국민용 서비스를 개발해 일반인들도 체험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