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측 “너무 더워 잠시 수의 벗은 것” 특검 “누워서 완강히 저항”

입력 2025-08-04 19:06
윤석열 전 대통령. 연합뉴스

김건희 특검과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이 체포영장 집행 당시 윤 전 대통령의 ‘속옷차림 논란’과 관련해 4일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지난 1일 ‘윤 전 대통령이 속옷 차림으로 저항했다’는 특검 브리핑에 대해 “너무 더워서 잠시 수의를 벗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누운 상태에서 완강히 저항했다”며 영장 재집행 의사를 재확인했다.

문홍주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윤 전 대통령이) 체포에 저항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잠시 더위를 씻기 위한 목적으로 수의를 벗었다고 하던데, 저희가 보기에는 아니었다”고 윤 전 대통령 측 주장을 재반박했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일 특검팀이 영장 집행을 시도하자 서울구치소 독방에서 나오길 거부했다. 당시 특검과 법무부는 윤 전 대통령이 이 과정에서 수감자들에게 지급되는 반팔티셔츠와 반바지를 벗고 민소매 속옷 상의와 속옷 하의 차림으로 방바닥에 누워 저항했다고 영장 집행 상황을 상세히 설명했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체포영장 집행 관련 협의가 무산되고 특검 측이 물러난 후 너무 더워서 잠시 수의를 벗었다”며 “한참 후 특검이 다시 찾아와 체포에 응할 것을 요청했고, 당황한 윤 전 대통령은 모포로 신체를 가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검은 변호인과 협의해 달라는 윤 전 대통령의 요청을 무시하고 민망한 상황을 임의로 촬영했다”고 주장했다.

특검은 재반박에 나섰다. 문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이 완강하게 저항했으며 촬영과 관련해서는 “체포 과정에서의 위법성 여부나 시비가 있을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고 채증의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특검은 2017년 박근혜 국정농단 특검 때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 강제구인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문 특검보는 “당시 윤 전 대통령은 출석하지 않는 최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강제구인했다”며 “똑같이 적용하려는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기한은 오는 7일까지다. 특검은 이르면 5일 체포영장 재집행에 나설 전망이다.

차민주 박재현 기자 la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