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내야수 송성문이 비자유계약선수(비FA) 신분으로 6년 총액 120억원이라는 파격 조건에 장기 계약을 맺었다. 송성문은 프로야구 역대 비FA 야수 최고액에 도장을 찍으며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키움 구단은 송성문과 별도 옵션 없이 연봉 전액을 보장하는 조건으로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했다고 4일 발표했다. 이로써 송성문은 2026년부터 2031년까지 키움 유니폼을 입고 뛰게 됐다. 키움은 “구단의 중장기 비전 실현을 위해 송성문과 올초부터 다년계약 체결을 준비해 최종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송성문은 “구단이 보내준 믿음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런 큰 결정을 내려 준 것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선수들에게 모범이 돼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번 계약은 KBO리그 비FA 다년계약 중 역대 여섯 번째로 총액 100억원을 넘어선 사례가 됐다. 투수 김광현(SSG 랜더스)의 131억원(4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야수로 한정하면 종전 구자욱(삼성 라이온즈)의 90억원(5년·별도 옵션 30억원)을 넘어선 역대 최고액이다. 세부 조건이 공개되지 않은 한화 이글스 투수 류현진(8년 총액 170억원)은 비교 대상에서 제외됐다.
2015년 키움에 입단한 송성문은 초반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기량을 끌어올려 팀의 핵심 전력으로 자리매김했다. 올시즌 타율 0.297 16홈런 57타점으로 활약하며 타선을 이끌고 있다. 지난 시즌 중반부터는 키움의 주장을 맡고 있다. 공수주를 겸비한 그가 현재 기량을 다음 시즌까지 유지하면 FA 최대어가 될 거라는 전망이 많았다.
위재민 키움 대표이사는 “FA 시장이 과열돼 계약 규모가 급격히 상승하는 상황에서 전략적이고 신중한 판단이 필요했다”며 “구단 입장에선 상당한 규모의 투자이지만 송성문에 대한 신뢰와 기대가 있었기에 장기 계약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고 말했다.
박구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