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가 진짜 승부처다. 부족한 점을 채워 반드시 반등하겠다.”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은 올시즌 프로야구 전반기 종료를 앞두고 이런 말을 남겼다. 2위인 팀을 올스타 휴식기 동안 빠르게 재정비해 선두 탈환에 나서겠다는 의지였다. 주춤했던 타선이 되살아난 LG는 후반기 고속 질주에 나서며 전반기 1위 한화 이글스와의 승차를 지우는 데 성공했다. 다시 안갯속 선두 싸움이 시작됐다.
LG는 4일 기준 2025 KBO리그에서 61승2무40패를 거둬 승률 0.604를 기록하고 있다. 59승3무38패에 승률 0.608를 기록 중인 1위 한화와의 승차는 사라졌다. 2위 LG는 승률에서 약간 뒤진 채 선두와 간격을 좁혀냈다.
LG는 후반기 15경기에서 13승 2패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 기간 6연승만 두 차례 달성했다. 한화는 같은 기간 7승1무5패에 세 경기가 비로 취소됐다. 두 팀은 4.5경기 차로 후반기에 돌입했다. 지난달 22일에는 격차가 5.5경기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LG가 약 2주 만에 격차를 없애며 1위 경쟁에 불을 지폈다.
타선의 활약이 반등의 열쇠가 됐다. LG는 후반기 팀 타율 0.292, OPS(출루율+장타율) 0.823로 1위에 올라 있다.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18홈런에 150안타 83타점 89득점을 뽑아내며 후반기 타격 지표를 휩쓰는 분위기다. 투수들도 후반기 팀 평균자책점 3.05(공동 2위)로 활약을 이어가면서 공수 밸런스가 맞춰졌다.
염 감독은 문보경, 박동원, 오지환 등을 후반기 키 플레이어로 꼽았다. 결국 선두 싸움을 하려면 주축 타자들이 활기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문보경은 최근 10경기 타율 0.359에 4홈런, 오지환은 타율 0.313에 2홈런으로 제 몫을 하고 있다. 아직 박동원의 방망이가 살아나지 않았지만 주장 박해민과 김현수, 신민재, 문성주 등이 꾸준한 타격감을 자랑하며 타선의 폭발력을 더하고 있다.
LG 타선은 지난 시즌 타점왕 오스틴 딘의 복귀로 화룡점정을 찍을 기세다. 지난달 초 옆구리 내복사근을 다쳐 자리를 비운 오스틴은 조만간 1군에 돌아온다. 오스틴은 부상 전까지 타율 0.272에 20홈런을 쳤다. 20홈런의 문보경과 ‘쌍포’를 이루게 된다.
LG는 5일부터 서울 잠실구장에서 두산 베어스를 만난다. 오는 8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한화와 운명의 3연전을 시작한다. 양 팀의 이번 맞대결은 1위 싸움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LG가 시즌 상대전적에서 한화에 5승1무4패로 앞서고 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