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9년 휘날렸던 태극기, 광화문에 걸렸다

입력 2025-08-05 01:50
한 시민이 4일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서울 종로구 교보생명 본사 외벽에 걸린 ‘남상락 자수 태극기’를 촬영하고 있다. 이 태극기는 독립운동가 남상락 선생이 1919년 당진에서 열린 4·4 만세 운동에서 쓰기 위해 만든 바느질 자수 태극기다. 윤웅 기자

광복 80주년을 맞아 독립운동가들의 애국 정신을 되새기는 특별한 태극기가 광화문 한복판에 내걸렸다.

교보생명은 서울 종로구 본사 외벽에 ‘남상락 자수 태극기’를 래핑(대형 그림을 건물 등의 외벽에 붙임)해서 게시했다고 4일 밝혔다. 태극기는 가로 31m, 세로 31m 크기로 교보생명 본사 5층부터 12층까지 8개 층에 걸쳐 설치됐다. 래핑된 태극기는 오는 17일까지 전시될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행정안전부가 주관하는 ‘나라사랑 태극기 달기 운동’의 일환으로 독립운동가들의 애국정신을 기리기 위해 기획됐다. 교보생명은 태극기 하단에 “빛을 되찾은 80년. 그날의 용기, 오늘의 자부심. 교보생명은 기억하고 함께합니다”라는 기념 메시지를 남겼다.

남상락 자수 태극기는 독립운동가 남상락 선생이 1919년 충남 당진에서 열린 4·4 만세운동을 위해 마련한 물건이다. 남 선생의 아내인 구홍원 여사가 가내수공업으로 짠 명주에 직접 자수를 놓아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사료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8년 국가등록문화재 제386호로 지정됐다.

이 태극기는 3 1운동 100주년이던 2019년에도 교보생명 건물 외벽에 걸렸다. 당시 현재 태극기와 다른 건곤감리 4괘 문양 탓에 잘못 그려진 태극기로 오해를 사기도 했다.

교보생명은 창립자인 신용호 전 회장부터 이어온 독립운동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이번 태극기 게시 행사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광복 80주년을 맞아 독립운동가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고, 민족 기업으로서 국민과 함께 성장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