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국가주석 등 중국 최고지도부가 여름휴가를 보내며 전문가들을 초청해 주요 현안을 비공개로 논의하는 ‘베이다이허 휴가’가 시작됐다.
관영 신화통신은 3일 차이치(사진)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서기처 서기(당 서열 5위)가 시 주석을 대신해 베이다이허에서 여름휴가를 보내는 전문가들을 방문해 인사를 전했다고 보도했다.
‘새로운 시대를 향한 공헌’을 주제로 한 올해 베이다이허 휴가에는 첨단기술, 철학, 사회과학 분야 등의 전문가와 젊은 과학자들이 초대됐다. 우웨이런 중 국공정원 원사 겸 중국 달 탐사 총설계사, 첸청단 역사학자, 옌닝 선전의학과학원 초대 원장, 정난닝 중국공정원 원사 겸 인공지능 전문가 등이 포함됐다.
차이 서기는 “전문가 인재는 당과 국가의 귀중한 자산”이라며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는 인재 육성을 국가 운영의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고 강조했다.
중국 최고지도부가 매년 8월 베이징에서 300㎞ 정도 떨어진 허베이성 친황다오 바닷가의 베이다이허에 모여 주요 현안을 논의하는 베이다이허 휴가는 마오쩌둥 시기부터 이어진 전통이다. 2주가량 이어지는 휴가 기간에 누가 참석해서 어떤 회의를 하고 무엇을 논의했는지 등은 모두 비공개다. 최고위급 지도자가 초대받은 전문가들에게 인사를 전하면 베이다이허 휴가가 시작된 것으로 간주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시 주석의 최측근인 차이 서기가 이 역할을 맡았다.
올해 회의에선 미국과 무역전쟁 등 대미 관계와 침체된 내수 부양, 내년부터 시작하는 15차 5개년 계획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부패 혐의 등으로 낙마한 고위 간부들의 후속 인사 문제도 다룰 수 있다. 회의 내용은 오는 10월 열리는 제20기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20기 4중전회)에 반영된다.
집단지도체제가 작동하던 시절에 원로들까지 초청해 국정 운영 방향을 논의하던 과거와 달리 시 주석 단일지도체제가 확립된 후에는 휴가로서 의미가 더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