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개시 한 달째를 맞은 김건희 특검이 오는 6일 김 여사 첫 소환조사를 앞두고 사건 관계자들을 줄소환하고 있다. 특검법상 16개 항목에 달하는 의혹 중 수사 진척이 빠른 공천개입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집사 게이트’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3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특검의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의혹 조사는 종점을 향해 가고 있다. 특검은 지난달 31일과 1일 핵심 피의자인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를 연이틀 조사한 데 이어 전날에는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특검은 윤 의원 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 부부가 2022년 6월 보궐선거에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부탁했는지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통령과 명씨의 그해 5월 9일 통화에서 윤 의원은 김 전 의원 공천에 반대한 인물로 등장한다. 윤 전 대통령이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하자 명씨는 “윤한홍 의원이 조금 불편한 것 같다”고 답하는 대목이 나온다. 윤 의원은 특검 조사에서 김 전 의원 공천에 대한 지역 비토 여론을 당 공천관리위원회에 전달한 적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윤 전 대통령 부부와 관련 대화를 나눈 적은 없다고 했다.
앞서 당 공관위원장이었던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의 공천 관련 통화 진술을 확보한 특검은 4일 공천 당사자인 김 전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명씨 간 통화가 이미 공개돼 있고, 검찰 단계에서 수사가 꽤 진행됐던 만큼 김 여사 대면조사를 위한 사전 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 역시 김 여사 첫 소환조사에서 우선순위로 다뤄질 사안으로 꼽힌다. 특검은 이날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과 김범수 전 SBS 아나운서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권 전 회장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형을 선고받았다. 김 전 아나운서는 주가조작 2차 시기에 코바나컨텐츠 사내이사로 재직한 바 있다. 특검은 주가조작 당시 김 여사가 이를 인지하고 있었는지 여부를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서울고검 재수사 과정에서 김 여사가 주가조작 사실을 인지한 정황이 담긴 통화 녹음 파일이 확보된 만큼 특검은 수사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때 계좌관리인이었던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의 구속 여부도 5일 판가름날 전망이다.
특검 출범 이후 본격 전개된 ‘집사 게이트’ 수사도 본궤도에 오르는 중이다. 특검은 ‘집사’로 불리는 김예성씨가 설립에 관여한 IMS모빌리티(옛 비마이카)의 조모 대표와 184억원에 달하는 기업 투자를 중개한 사모펀드 운용사 오아시스에쿼티파트너스 민모 대표를 전날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특검은 김씨 등이 김 여사와의 친분 관계를 내세워 2023년 6월 거액의 기업 투자를 이끌어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박장군 박성영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