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8·22 전당대회 당권 주자들이 3일 첫 공식 일정인 후보자 비전대회에서 일제히 이재명정부와 더불어민주당 때리기로 포문을 열었다. 정청래 민주당 신임 대표가 대야 강경 노선을 예고하자 이에 맞설 대여 투쟁력을 강조하려는 전략이다. 당 혁신 방법론을 두고는 ‘찬탄(탄핵 찬성) 대 반탄(탄핵 반대)’ 구도로 입장이 엇갈렸다.
김문수 후보는 비전대회 연설에서 “이재명 총통 독재의 내란몰이에 맞서 싸워야 한다”며 “범죄자 이재명 재판 재개투쟁을 전개하겠다. 야당말살 내란특검 저지투쟁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선 “민주당이 얼마나 독선·독재·독주의 정당인지를 잘 보여주는 대표적 인물이 정청래”라며 “반미 방화범, 폭력범이 민주당 대표”라고 비난했다.
주진우 후보도 정 대표를 향해 “대표가 되고 나서 협치나 민생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내란 척결이라는 이유로 우리 당 자체를 소멸시키겠다고 한다”며 “OECD 국가 중 일당독재 국가로 운영되는 국가가 또 있나”라고 지적했다. 안철수 후보도 “거대여당의 사령탑을 맡은 사람이 ‘야당과 손잡지 않겠다?’ 이는 곧 선전포고”라며 “자꾸 우리 당 해산을 운운하는데, 그 입 다물라”고 비판했다.
당 쇄신론을 두고는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조경태·안철수 후보 등 찬탄파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과 함께 인적 청산을 강조했다. 반면 김문수·장동혁 등 반탄파 후보들은 개헌저지선 사수를 위한 단일대오가 더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조 후보는 “탄핵을 부정하고 극우세력과 손을 놓지 못하는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민주당은 국민의힘 해산 작업에 돌입할 것”이라며 인적쇄신위원회 설치를 공약했다. ‘내부총질’이란 비판에 대해선 “총질은 윤 전 대통령이 했다”며 “헌법을 파괴한 대통령을 아직도 옹호하는 세력은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고 반박했다.
안 후보도 “사과 궤짝에 썩은 사과 1개를 넣어두면 썩은 사과가 살아나는가. 나머지 사과들까지 다 썩는다”며 “썩은 부분을 도려내거나 썩은 사과는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또 “윤 전 대통령과 계엄을 숭상하는 극단세력을 당심으로 심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장 후보는 “계엄이 곧 내란은 아니다. 탄핵을 반대하는 게 곧 계엄과 내란을 옹호하는 것도 아니다”며 “당론을 따르고 열심히 싸운 사람들이 혁신의 대상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싸울 때 피해 있던 사람들이 전투에서 피범벅이 된 동지를 향해 손가락질할 자격은 없다”며 “지금은 민주당 그리고 이재명정부와 싸울 때”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도 “지금은 단결하는 것이 혁신”이라며 “뺄셈 정치가 아니라 덧셈 정치가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중립노선을 표방하는 주 후보는 “계파 싸움으로 개헌저지선을 내주면 민주당이 정말 어떤 짓을 벌일지 모른다”며 “개헌 저지선만큼은 반드시 지켜내겠다”고 밝혔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