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병기’ 마스가 모자, 동대문서 극비리 제작해 급배송

입력 2025-08-03 18:41
대통령실이 3일 한·미 관세 협상 타결의 핵심 카드로 활용된 한·미 조선산업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를 새긴 모자를 공개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관련 설명이 담긴 대형 패널과 함께 모자를 준비하며 미국 협상팀을 설득했다. 김지훈 기자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3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대미 조선 분야 협력 카드인 ‘마스가(MASGA)’ 모자 실물을 공개하며 “조선이 없었으면 협상이 평행선을 달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우리가 (모자를) 디자인해 미국에 10개를 가져갔다”며 “이런 상징물을 만들 정도로 혼신을 다했다”고 설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마스가 모자는 산업부 조선해양플랜트과 직원들이 아이디어를 내고 지난 6월 초 챗GPT로 디자인을 만들었다.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MASGA·Make America Shipbuilding Great Again)라는 영어 문구 위로 태극기와 성조기를 나란히 배치했다.

산업부는 “골프를 선호하고 빨간색 모자를 즐겨 쓰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취향을 반영했다”며 “서울 동대문 모 업체를 수소문해 극비리에 제작을 의뢰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협상이 급물살을 타자 미국 협상팀이 “여기로 빨리 모자를 보내 달라”고 했고, 24시간 내 전달을 위해 대한항공과 함께 워싱턴DC로 긴급 수송 작전을 벌였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만나 이 모자를 보여주며 마스가 프로젝트를 설명했고, 러트닉 장관은 “그레이트 아이디어(Great Idea)”라며 호평했다고 한다.

세종=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