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 캐릭터에 ‘당심 우선’ 신념… 정대표 선명성에 당정 갈등 우려도

입력 2025-08-03 18:50 수정 2025-08-03 22:48
정청래 신임 당대표 수락연설 모습. 연합뉴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강성 지지층의 ‘당심’에 힘입어 이재명정부 첫 집권여당 사령탑에 오르면서 새로운 당정 관계에도 이목이 쏠린다. 이재명 대통령과 정 대표 모두 ‘원팀’을 강조했지만 사안에 따라 민심과 강성 당원 의견이 엇갈릴 경우 당정 불협화음이 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3일 국민일보에 “일각에서는 개성 강한 정 대표의 캐릭터를 고려해 당정 관계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이재명정부 첫해이기도 하고 전반적으로 당정 갈등이 본격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고 밝혔다.

당 내부에서는 특히 정 대표 잔여 임기가 1년밖에 남지 않은 만큼 연임에 도전할 가능성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정 대표가 차기 총선 공천권 행사까지 염두에 둔다면 임기 1년간 이재명정부와 호흡을 잘 맞출 것”이라며 “검찰·언론·사법 개혁을 서두르고 자신의 트레이드마크로 가져가 지방선거를 성공적으로 치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당심 우선론이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정 대표는 “당심을 이기는 정권은 없다”며 당원주권주의 강화를 거듭 천명해 온 만큼 당 정책이 강성 지지층 입김에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당 일각에선 이런 정 대표의 선명성이 이재명정부의 부담으로 작용할 우려도 제기한다. 이 대통령이 야당과의 협치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뒤 당내 친명(친이재명) 주류에서는 대야 공세에 완급을 조절하려는 기류가 나타났지만 정 대표는 최전방 공격수로서의 여당 대표를 자임하고 있다. 한 의원은 “대통령실과 여당 지지율이 따로 가긴 어렵다. 대야 강경 행보가 국정 수행에 장애물로 작동할 경우 여권 전체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서 낙마한 강선우 민주당 의원을 옹호한 것을 두고도 당 안팎에서는 여러 말이 나온다. 정 대표는 당선 직후 페이스북에 “강 의원과 통화했다. 많은 위로를 해줬고 당대표로서 힘이 돼드리겠다고 약속했다. 강 의원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겠다”고 적어 강성 당원의 지지를 받았다.

이 대통령은 전날 정 대표에게 전화로 당선 축하 인사를 건네면서 ‘원팀 정신’을 당부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원팀 정신을 당부하며 국민께 효능감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정 대표는 “당과 정부가 역할 분담을 잘해 나가며 최대한 신속하게 민생을 위한 개혁 입법을 처리하겠다”면서 대통령의 뜻에 동의한다고 화답했다.

김혜원 기자 ki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