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 내시경 검사를 통한 용종의 조기 발견은 대장암 사망률을 최대 53% 낮추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하지만 현재 의료 현장에서 적용 중인 인공지능(AI) 대장 내시경은 발생이 드문 ‘소수 유형 용종’을 찾아내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이동헌 교수팀이 약 3400건의 대장 내시경 영상을 학습·검증한 진일보한 AI 대장 내시경 시스템(ColonOOD)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용종은 대장암 위험이 높은 ‘선종성’과 위험도가 낮은 ‘과형성 용종’으로 구분된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진은효 교수는 “선종은 크기가 1㎝ 보다 작으면 암세포가 있을 확률이 1% 정도지만 2㎝ 보다 크면 대장암 진행 확률이 35~50%로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소수 용종은 이 두 가지 유형에 해당되지 않고 적은 빈도로 발생한다. 하지만 대장암의 잠재적 위험이 상존하며 전통적 톱니형 선종, 무경성 톱니상 용종 등이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새 AI 대장 내시경 시스템은 용종의 위치와 유형을 자동 분류하는데, 고위험 용종을 1차적으로 구분하고 그 밖의 유형일 경우 추가 분석 모델이 작동돼 저위험 과형성 용종과 소수 유형 용종을 감별한다. 용종 분류 시 기존 모델에선 제공되지 않았던 분류 결과의 신뢰 수준(높고 낮음)을 함께 제시함으로써 내시경 전문의의 정확한 판단을 지원한다.
연구팀은 “이 같은 분류 성능을 4개 대학병원의 데이터와 2개 공개 데이터셋 기반으로 검증한 결과 전체 용종을 최대 79.7% 정확도로 분류해 냈으며 소수 유형 용종은 최대 75.5%의 높은 확률로 찾아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4일 “실제 의료 현장에서의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Expert Systems with Applications) 최신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