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노멀 된 폭염·폭우… 최대 250㎜ 물폭탄 예보

입력 2025-08-03 18:53 수정 2025-08-04 00:09
폭우로 불어난 하천. 연합뉴스

올여름 폭염과 폭우가 반복되는 극단적 날씨 변화가 뉴노멀(새 기준)로 자리잡고 있다. 7월 하순부터 계속된 극한 폭염이 잦아들자 이번 주에는 전국적으로 최대 150~250㎜ 이상 폭우가 예고됐다.

3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부터 5일 오전까지 광주·전남과 부산·울산·경남 등 남부지방에는 80~200㎜(많은 곳 25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과 대전·세종·충남·전북 등에도 50~100㎜(많은 곳 150㎜ 이상)가 쏟아질 전망이다.

이날 호우특보가 내려진 충남·호남·경남을 중심으로 극한 호우가 내렸다. 전남 무안군 망운면 무안공항에 설치된 자동기상관측장비(AWS)에는 오후 7시10분부터 1시간 동안 142.1㎜ ‘물폭탄’이 떨어졌다. 지난해 7월 전북 군산 어청도에 1시간 동안 146㎜ 비가 내린 것이 관측 사상 1시간 강수량 최고치로 알려졌는데 이에 버금가는 수준의 호우가 내린 것이다. 무안군과 전남 함평군, 경남 산청군 등은 주민 대피령을 내렸다.

폭염 직후에 폭우가 이어지는 이유는 ‘이중 고기압’(북태평양 고기압+티베트 고기압) 세력이 태풍의 영향을 받으면서 한반도 상공 기압계에 변화가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동쪽 해상에서 북동진하는 제9호 태풍 크로사와 제10호 태풍 바이루가 길을 열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이 이동성고기압으로 약화했다.

이 때문에 북쪽에서 건조한 공기가 남하하는 와중에 남쪽에서 올라온 고온다습한 공기가 강하게 부딪히면서 비구름대가 넓게 발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남쪽에선 북태평양 고기압 본체의 가장자리를 타고 많은 수증기가 유입되고 있다”며 “성질이 다른 두 공기가 충돌하며 한반도 서부와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향후 북태평양 고기압의 팽창과 수축 여부에 따라 폭염과 폭우가 반복되는 현상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해동 계명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여름에 큰 영향을 끼치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패턴이 과거와 달리 변칙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이현 김용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