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하철에서 일본인이 공격당하고 극장가에서는 일본군의 만행을 다룬 영화가 흥행 몰이를 하는 등 중국에서 반일 감정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은 올해 ‘항일전쟁 승리 80주년’을 맞아 대규모 기념행사를 준비 중이다.
3일 중국 홍성신문과 일본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장쑤성 쑤저우 지하철역에서 아이와 함께 있던 일본인 여성이 한 남성이 던진 돌에 맞아 다쳤다. 이 여성은 병원에서 치료 중이며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경찰은 이튿날 중국인 남성 용의자를 체포해 조사 중이다. 일본 정부는 중국 측에 일본인 안전 확보를 요청했다.
일본 기업이 많이 진출한 쑤저우에선 지난해 6월에도 일본인 모자가 중국인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다치고 중국인 도우미가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교도통신은 “올해 중국에선 항일전쟁 승리 80주년을 기념하는 각종 행사와 군사 행진이 실시되고 항일 영화와 드라마가 방영되고 있다”고 짚었다. 주중 일본대사관은 지난달 하순 “반일 감정 고조에 특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공지를 중국에 체류 중인 일본인에게 보냈다.
난징대학살을 주제로 하는 애국 영화 ‘난징사진관’(사진)은 지난달 25일 개봉해 13일 만에 관객수 3600만명, 흥행수익 13억 위안(약 2513억원)을 돌파했다. 일본군이 중일전쟁 중이던 1937년 난징을 점령한 뒤 포로와 민간인을 무차별 학살한 사건을 고발하는 영화다.
일본군 731부대의 생체실험을 다룬 영화 ‘731’은 다음 달 18일 개봉한다. 이 영화는 중국 영화 예매 플랫폼에서 조사한 ‘보고 싶은 영화’ 순위에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