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여성·최소 절개’ 키워드 두드러진 폐암 수술

입력 2025-08-05 02:05

최근 10여년 간 국내 폐암 수술에서 ‘고령자, 여성, 최소 절개’의 3가지 키워드가 두드러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폐이식외과 박성용, 임상역학연구센터 강단비 교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수진 박사, 순천향대 보건행정경영학과 함명일 교수 연구팀은 2010~2023년 국민건강보험 청구 수술 12만4334건과 로봇 수술 1740건을 분석한 결과를 대한암학회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010년 4557건이던 폐암 수술은 2023년 1만4184건으로 3.1배 증가했다. 인구 10만명 당 폐암 발생도 42.8건에서 61.6건으로 늘었다. 연구팀은 4일 “연령 변화를 반영한 연령표준화 발생률은 과거와 큰 차이 없는데, 환자가 늘어난 건 그만큼 노년 인구 규모가 커진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중앙암등록통계를 보면 35~64세에선 발생률이 갑상샘암 유방암 대장암 위암 폐암 순이었는데, 65세 이상에선 폐암이 1위로 올라섰고 대장암 위암 전립선암 간암 순으로 바뀌었다.

여성 폐암 환자 비율은 2010년 32%에서 2023년 44.7%로 증가했다. 여성 환자 대부분은 비흡연자여서 간접 흡연, 음식 조리, 대기 오염 등 여러 요인이 복합 작용한 것으로 추정됐다.

과거라면 수술을 망설였을 고위험군이 수술실 문턱을 넘는 사례도 많아졌다. 70대 환자는 26.3%에서 32.3%로, 80세 이상도 2.0%에서 6.2%로 늘었다. ‘찰슨동반질환지수’ 7점 이상이어서 중증 동반질환에 따른 수술 위험이 큰 환자 비율도 9.0%에서 17.4%로 배 가까이 올랐다.

연구팀은 이런 변화를 가능케 한 배경으로 저선량CT 검사 등을 통한 폐암의 조기 발견과 함께 흉강경 및 로봇 수술 등 절개·절제를 최소화하는 수술법의 발전을 꼽았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