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을 거듭하던 프로축구 K리그1의 ‘디펜딩 챔피언’ 울산 HD가 사령탑 교체로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김판곤 감독(사진)과 결별한 울산은 새 사령탑을 선임해 반전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울산은 3일 현재 승점 31점(8승7무9패)으로 2025 K리그1 7위에 머물러 있다. 지난 시즌까지 리그 3연패를 이뤄낸 울산은 올시즌 강력한 우승후보였으나 이제 하위권 팀들과 경쟁하는 처지에 놓였다. 1~6위끼리 겨루는 상위 스플릿 진입마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자 감독 교체라는 결단을 내렸다.
울산은 지난 1일 김 감독과 상호 합의 하에 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2일 수원 FC전은 김 감독의 고별전이 됐다. 울산은 이 경기에서도 2대 3으로 역전패를 당해 웃지 못했다. 울산은 리그 7경기(3무4패)를 포함해 최근 공식전 11경기 무승을 기록 중이다.
결별 과정이 매끄럽진 않았다. 김 감독과 계약이 정리되지 않은 지난달 31일 신태용 전 인도네시아 대표팀 감독이 울산 사령탑 제의를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울산 구단은 “드릴 말씀이 없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하루 뒤 김 감독과 결별을 공식화하면서 신 감독 내정을 기정사실화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 7월 국가대표팀으로 자리를 옮긴 홍명보 감독에 이어 울산 12대 사령탑에 올랐다. 울산의 3연패를 이끌며 지난 시즌을 잘 마무리했지만 올시즌 성적 부진으로 팬들에게 거센 비판을 받았다.
울산은 오는 9일 제주SK FC와 경기를 앞뒀다. 울산 구단이 “빠른 시일 내에 13대 감독을 선임해 침체된 팀 분위기를 쇄신하겠다”고 밝힌 만큼 조만간 신 감독 선임 공식 발표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신 감독은 2012년 성남 일화(현 성남 FC) 사령탑 이후 13년 만에 K리그 지휘봉을 잡게 될 전망이다. 2018 러시아월드컵 때 국가대표팀을 이끈 신 감독은 조별리그에서 독일을 꺾는 ‘카잔의 기적’을 선보였다. 올해 1월 인도네시아 대표팀에서 갑작스럽게 경질된 그는 대한축구협회 대외협력 부회장, 성남 구단 비상근 단장으로 활동해 왔다.
박구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