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리나’ 존 윅 뒤잇는 여성 킬러… 시리즈의 성공적 확장

입력 2025-08-04 01:07
판씨네마 제공

어린 시절 아버지가 눈앞에서 살해당하는 끔찍한 일을 겪은 이브(아나 데 아르마스)는 암살자 조직 루스카 로마에서 발레리나 겸 킬러로 성장한다. 그의 목표는 단 하나, 아버지를 죽인 킬러 집단에 복수하는 것이다. 이브가 조직의 규율도 깬 채 킬러 집단의 본거지로 향하자, 조직의 전설적 킬러 존 윅(키아누 리브스)은 그를 막기 위해 나선다.

오는 6일 개봉하는 영화 ‘발레리나’(사진)는 존 윅의 뒤를 이을 강력한 여성 킬러의 등장을 알린다. 영화는 ‘존 윅’ 시리즈의 스핀오프(파생작)로 4편의 전작과 세계관을 공유한다. 시간적 배경은 ‘존 윅 3: 파라벨룸’(2019)에서 존 윅이 루스카 로마의 수장인 디렉터(안젤리카 휴스턴)를 찾아간 때와 겹친다. 3편에서 존 윅과 디렉터가 나눴던 대사를 이브가 엿듣는 장면이 나온다.

이브의 화려한 액션이 간단없이 펼쳐진다. 이브는 자신보다 몸집이 큰 남성들을 상대하면서 힘으로 제압하기보다 창의적 기술을 활용한다. TV 리모컨, 접시, 프라이팬, 스케이트화 등 손에 잡히는 건 뭐든 무기가 된다. 총포상에선 수류탄 한 상자로 적 수십 명을 초토화한다. 적진 한가운데서 화염방사기와 소화전을 들고 펼치는 후반부 시퀀스는 강렬한 쾌감을 선사한다.

영화엔 반가운 얼굴도 나온다. 이브가 첫 임무에서 보호하는 대상과 맞서는 적으로 걸그룹 소녀시대 멤버 겸 배우 최수영과 무술감독 정두홍이 각각 등장한다. 두 사람에게는 할리우드 진출작이다. 전형적 아시안으로 그려진 이들이 극에 녹아들지 못하고 이질감을 자아내는 점은 아쉽다.

시리즈의 팬에게 존 윅과 이브의 맞대결은 놓칠 수 없는 명장면이다. 자신의 길을 ‘선택’해 나가는 이브의 다음 여정이 기대된다. 러닝타임 125분, 청소년 관람불가.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