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거장’ 만난다… 피아노 콩쿠르 우승자 8~9월 리사이틀

입력 2025-08-04 01:06
올해는 세계 클래식계의 주요 피아노 콩쿠르 5개가 몰린 특별한 해다. 상반기에 열린 롱-티보-크레스팽 콩쿠르, 반 클라이번 콩쿠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의 우승자인 김세현(왼쪽부터), 아리스토 샴, 니콜라 미우센이 8~9월 내한 리사이틀을 연다. 크레디아, 거암아트홀 제공

올해는 세계 클래식계의 주요 피아노 콩쿠르 5개가 몰린 특별한 해다. 3년 주기의 롱-티보-크레스팽 콩쿠르를 시작으로 4년 주기의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와 반 클라이번 콩쿠르가 우승자를 배출했다. 2년 주기의 부조니 콩쿠르는 오는 27일~9월 7일, 5년 주기의 쇼팽 콩쿠르는 10월 2~23일 본선을 치른다.

상반기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세 명의 젊은 연주자들이 8~9월 잇따라 리사이틀을 연다. 롱-티보-크레스팽 콩쿠르 우승자 김세현(18)은 오는 8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 반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자 아리스토 샴(29)과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 니콜라 미우센(23)은 다음 달 11일과 19일 서울 거암아트홀에서 각각 리사이틀을 연다. 미래의 거장을 일찌감치 만날 수 있는 기회다.

김세현은 지난 3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롱-티보-크레스팽 콩쿠르에서 우승과 함께 청중상·평론가상·파리 특별상(2만명 이상의 파리 음악도 투표로 결정) 등 특별상 3개를 휩쓸었다. 피아노, 바이올린, 성악이 번갈아 열리는 이 콩쿠르의 피아노 부문에서 한국인이 우승한 건 임동혁(2001년), 안종도(2012년), 이혁(2022)에 이어 네 번째다.

열 살 때 데뷔한 김세현은 예원학교 재학 중 미국 유학을 떠나 현재 뉴잉글랜드 음악원(NEC) 피아노 석사 과정과 하버드대 영문학 학사 과정을 동시에 밟고 있다. ‘2025 예술의전당 국제음악제’의 일환으로 국내 관객을 만나는 그는 리스트의 피아노 소나타와 포레의 즉흥곡 2번을 비롯해 모차르트, 쇼팽 등의 곡을 들려준다. 김세현은 서울에 앞서 5일 부산콘서트홀에서도 같은 레퍼토리로 무대에 선다.

홍콩 출신의 아리스토 샴(29)은 올해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에서 열린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금메달과 청중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반 클라이번 콩쿠르는 앞서 선우예권과 임윤찬이 연속으로 우승해 한국에도 친숙한 대회다.

샴은 피아노 교사였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3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 10살부터 주니어 콩쿠르를 휩쓴 그는 독주 무대뿐 아니라 사이먼 래틀이 지휘하는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과도 협연했다. 피아노와 정규 교육을 병행한 그는 2019년 하버드대 경제학 학사, 2020년 NEC 피아노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거암아트홀이 주요 콩쿠르 우승자들의 무대를 선보이는 ‘위너스 콘서트’ 일환으로 내한하는 샴은 11일 서울 공연에 앞서 7일 대구 달서아트센터, 9일 천안예술의전당에서도 공연한다. 라벨의 ‘밤의 가스파르’, 라흐마니노프의 ‘회화적 연습곡’ 등을 들려준다.

니콜라 미우센(23)은 올해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퀸 엘리자베스 국제 콩쿠르의 첫 네덜란드 출신 우승자가 됐다. 그는 퀸 엘리자베스 뮤직 샤펠의 상주예술가로 2022년부터 활동했으며 콩쿠르 협력 악단인 벨기에 국립 오케스트라와도 협연한 적 있다.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난 미우센은 9세 때 스타인웨이 콩쿠르, 12세 때 콘세르트헤바우 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노 영재다.

거암아트홀의 ‘위너스 콘서트’ 프로그램으로 19일 한국 데뷔 무대를 가지는 미우센은 멘델스존의 ‘진지한 변주곡’, 쇼스타코비치의 피아노 소나타 2번, 슈만의 ‘사육제’ 등을 선보인다. 그는 콩쿠르 준우승자인 일본의 와타루 히사스에와 함께 다음 달 16일 서울 강북문화예술회관, 18일 제주도 서귀포예술의전당, 20일 충남 당진문예의전당에서도 공연한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