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급등세를 이어오던 코스피 지수가 1일 전장보다 약 3.9% 급락해 3110선으로 밀려났다. 코스닥 지수도 4% 넘게 크게 하락하며 800선을 내줬다. 이날 코스피·코스닥 지수 하락치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최대 낙폭이다. 정부의 세제 개편안에 대한 우려 영향으로 ‘검은 금요일’을 초래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장보다 126.03포인트(3.88%) 내린 3119.41에 장을 마쳤다. 하락률은 미국의 상호관세 충격에 증시가 급락한 지난 4월 7일(-5.57%)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컸다. 코스피는 전장보다 35.12 포인트(1.08%) 내린 3210.32에서 출발해 점차 하락폭을 키웠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은 각각 6602억원, 1조720억원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개인은 1조6324억원 순매수했지만 흐름을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기업별로는 시가총액 상위종목인 삼성전자가 3.50% 급락하며 ‘7만전자’ 자리를 내줬고, SK하이닉스도 5.67% 떨어져 26만원선이 무너졌다.
코스닥도 전장보다 32.45포인트(4.03%) 내린 772.79에 장을 마치며 지난달 14일 이후 14거래일만에 800선(종가 기준)을 내줬다. 하락률은 4월 7일(-5.25%) 이후 가장 큰 폭이었다. 지수 급락세의 배경으로 전날 발표된 정부 세제 개편안이 지목된다. 대주주 요건 강화, 법인세율 인상 등 투자 심리에 부담을 줄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증시가 급락하자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강화하는 세제 개편안에 대한 재검토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부가 전날 발표한 세제 개편안에서 대주주 기준 강화를 공식화한 지 하루 만이다. 김 직무대행은 페이스북에서 “당내 코스피5000 특위와 조세 정상화 특위를 중심으로 10억원 대주주 기준의 상향 가능성 검토 등을 살피겠다”며 “당정 간 긴밀한 협의로 투자자 불신 해소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혜지 기자 heyj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