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날에는 밤 10시가 되니 출연자들이 숙소로 들어가 잠을 자더군요. 정말 서로 한 마디도 안 하는 모습을 찍으며 저희도 ‘아, 이게 모솔이구나’ 싶었습니다.”
넷플릭스 예능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이하 ‘모솔연애’·사진)를 연출한 원승재 PD는 31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연애 경험이 전무한 20대 청춘 남녀 12명이 출연한 ‘모솔연애’는 연애 리얼리티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었다. 넷플릭스 비영어권 TV시리즈 부문 글로벌 TOP 10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모태솔로들이 빚는 시행착오가 시청자들의 웃음과 공감을 이끌어냈다.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첫 연애의 순간을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이성과 관계를 맺는 데 서툰 모태솔로들이 모인 터라 연애 예능에서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롤러스케이트장에서 진행된 3대 3 데이트에서 서로 말 한 마디 없이 스케이트만 타는 모습이 이어졌다. 김노은 PD는 “사실 우리는 모두 모솔이었다”며 “모두가 겪었던 일이기에 공감과 과몰입이 생기고, 출연자의 감정이 잘 전달된 것 같다”고 말했다.
출연자 섭외 기준 1순위는 ‘진정성’이었다. 출연자들은 진짜 사랑을 찾기 위해 서툰 모습을 숨기지 않았고, 때로는 좌절하거나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수많은 연애 예능 속에서 이 프로그램이 유독 눈에 띈 이유는 바로, 솔직한 감정 표현에 있었다. 조욱형 PD는 “멋진 모습만 보여주고 싶을 법한 상황에서 서툰 모습을 드러낸다는 건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며 “그 용기를 내준 출연자들을 따뜻하게 지켜봐 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지난 29일 방송된 마지막 회에서는 두 쌍의 최종 커플이 탄생했다. 커플로 맺어진 승리·지수, 정목·지연 커플의 현재 관계에 대해 제작진은 말을 아꼈다. 김 PD는 “촬영 시점에서 약 10개월이 지나 이젠 사생활의 영역”며 “본인들이 직접 적절한 시기에 이야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