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3사 ‘2분기 성적표’ 공개… 최악은 벗어났다

입력 2025-08-01 00:26

국내 배터리 3사가 2분기 실적을 두고 희비가 엇갈렸다. LG에너지솔루션이 ‘깜짝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SK온은 적자 폭이 대폭 줄어든 결과를 공개했다. 반면 삼성SDI는 3개 분기 연속 적자 성적표를 냈다.

31일 SK이노베이션이 공시한 실적 자료에 따르면 SK온은 2분기 매출액 2조107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1% 늘어난 수치다. SK온의 분기 매출은 2023년 4분기 이후 6분기 만에 2조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은 664억원 손실을 나타냈지만, 지난 분기 대비 적자 폭을 2330억원 줄였다. 특히 SK온 통합법인으로는 합병 이후 첫 분기 흑자 609억원을 달성했다.

SK온은 실적 개선의 이유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2분기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가 전 분기보다 60% 증가한 2734억원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AMPC 금액은 미국에서 배터리를 제조하는 기업에 지급되는 세액공제 혜택이다. 배터리 판매량도 미국·유럽 시장 호조로 전 분기 대비 약 3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LG에너지솔루션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보다 152% 증가한 4922억원으로 시장 전망치 3150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상대적으로 견고한 북미 고객사의 고수익 물량이 늘었고, 전기차 배터리뿐 아니라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을 공략한 것이 실적 개선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비해 삼성SDI는 2분기에 397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 2410억원에서 적자 전환한 것이다. 매출도 지난해보다 22.19% 떨어진 3조1794억원에 그쳤다. 김종성 삼성SDI 경영지원실장(부사장)은 “상반기에는 IRA 개정, 관세 부과 등 주요국 정책 변동이 굉장히 컸다”며 “이에 따른 고객 수요 감소와 가동률 하락으로 고정비 부담이 증가해 부진한 실적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미국 내 ESS용 배터리 생산 등을 동력으로 이르면 올 4분기에는 적자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