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버티기’ 윤 체포영장 1일 오전 9시 집행한다

입력 2025-07-31 18:54
연합뉴스

김건희 특검이 소환조사에 불응하고 있는 윤석열(사진)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1일 서울구치소를 직접 방문한다. 지난 10일 재구속 이후 구치소에서 ‘버티기’로 일관 중인 윤 전 대통령에게 체포영장 집행이라는 강수를 꺼내든 것이다.

문홍주 특검보는 31일 브리핑에서 “특검은 1일 오전 9시 특검보가 검사, 수사관과 함께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서울구치소를 방문할 예정”이라며 “구치소 도움을 얻어 인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 특검보가 직접 구치소를 방문해 지휘하고 집행은 교도관이 할 예정이다.

특검이 강제구인 조치인 ‘인치’까지 언급한 배경에는 윤 전 대통령이 지난 10일 재구속된 이후 내란·김건희 특검 조사와 내란 재판에도 불응해 왔기 때문이다. 김건희 특검은 지난 29일과 30일 소환을 통보했지만 윤 전 대통령은 건강 악화를 이유로 연이틀 불출석했다. 특검은 30일 체포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하루 만에 영장을 발부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건강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서울구치소 의료과장은 이날 더불어민주당 3대 특검 종합대응특별위원회 구치소 방문 때 윤 전 대통령의 건강에 대해 “수사받지 못할 정도로 크게 건강상태가 악화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반면 윤 전 대통령 측은 서울구치소에 진단서 등을 전달하면서 “여러 기저 질환으로 인해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수사와 재판에 응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가 31일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권현구 기자

윤 전 대통령은 20대 대선 때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대가로 같은 해 6월 치러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의원이 공천받는 데 개입한 혐의(업무방해) 등을 받는다. 특검은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조사에서 2022년 5월 9일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김 전 의원 공천을 부탁하는 전화를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윤 전 대통령은 같은 날 명씨와의 통화에서 “김영선이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 상현이한테 한 번 더 이야기할게. 걔가 공관위원장이니까”라고 말한 바 있다. 특검은 이날 명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의 공천개입 정황이 실제 국민의힘 공관위에 영향을 끼쳤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다만 당시 공관위원이었던 한 관계자는 “김 전 의원 공천을 두고 공관위원들의 의견이 갈린 것은 맞지만 윤 의원 통화내용이 위원들에게까지 전달되진 않았다”고 말했다.

특검은 이날 건진법사 청탁 의혹과 관련해 전날 구속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을 조사했다. 특검은 통일교가 교단 핵심사업을 로비할 목적으로 윤 전 본부장을 통해 2023년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1억~2억원의 정치자금을 여러 차례 나눠 건넨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권 의원은 “제가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저는 통일교와 그 어떤 부적절한 관계도 맺은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박재현 박성영 차민주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