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컷을 통과해야 우승도 할 수 있다. 그래서 목표는 언제나 컷 통과다.”
2014년 한국프로골프(KPGA)투어에 데뷔해 올해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황도연(32·Mss)의 각오다.
황도연은 올 시즌 상반기에 치러진 10개 대회에 출전해 모두 컷 통과했다. 지난해 더채리티클래식부터 범위를 넓히면, 13개 대회 연속 컷 통과다. 그중 GS칼텍스 매경오픈 6위, 백송홀딩스-아시아드CC 오픈 공동 7위 등 2차례 ‘톱10’ 입상이 있다. 현재 제네시스 포인트 8위(1710.25포인트)다. 백송홀딩스-아시아드CC 오픈에서는 생애 처음으로 마지막 날 챔피언조에서 경기를 펼치기도 했다.
황도연은 “올해처럼 꾸준한 시즌을 보낸 적이 없었다. 상반기 마지막 2개 대회에서는 체력적으로 약간 힘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개막 후 3개 대회서 연속 컷 통과해 제네시스 포인트를 어느 정도 쌓아 두면 심적으로 편할 것 같았다. 그래서 상반기는 매 대회 컷 통과를 목표로 임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했다.
커리어 하이 시즌을 열어준 결정적 계기로 GS칼텍스 매경오픈을 꼽았다. 황도연은 “메이저급 대회에서 6위에 입상하면서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제네시스 포인트를 많이 획득해 심적으로 여유가 생겼다. 그러면서 좀 더 자신 있는 플레이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황도연은 KPGA 투어 QT를 통해 2014년 투어에 입성했다. 하지만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하다 2016년에 군에 입대했다.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 중 휴가 기간에 응시한 2016년 ‘KPGA 투어 QT’에 당당히 수석 합격으로 골프팬들의 이목을 끌게 됐다.
전역한 뒤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2018년 시즌에 KPGA 투어에 복귀했다. 그러나 시드 유지에 실패하면서 2부 투어인 KPGA 챌린지투어행을 면치 못했다. 와신상담 끝에 2022년 KPGA투어에 복귀했지만 지난해까지 이렇다 할 성적은 없었다.
황도연은 “투어 생활을 한 지 어느덧 10년 정도 지났는데 이번 시즌은 유독 경험의 중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개막전인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 1라운드에서 공동 3위로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컷 통과에 대한 부담이 너무 큰 나머지 2라운드에서 6오버파를 쳤다. 그런 점에서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올 시즌 가장 아쉬운 대회로 GS칼텍스 매경오픈과 백송홀딩스-아시아드CC 오픈을 꼽았다. 우승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는 점에서다.
황도연은 “두 대회 모두 갤러리 중압감을 이기지 못했다. 많은 갤러리가 있는 상황에 챔피언조로 플레이를 하니 부담이 컸다”며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해야 할 때 긴장이 돼 그러지 못하고 스스로 플레이를 풀어나가지 못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아쉬움도 남지만 경험이 쌓이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하반기에 같은 상황이 오면 꼭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내보였다.
황도연은 꾸준한 성적의 비결 중 하나로 전문 캐디와의 찰떡 호흡도 꼽았다.
그는 “연습량을 대폭 늘리거나 특별히 바꾼 게 없다. 다만 달라진 점이 있다면 지난해 코오롱 한국오픈부터 현재 캐디와 함께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서로 합이 잘 맞아 매 대회 캐디에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그만큼 편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다. 그런 점이 성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황도연의 하반기 목표도 역시 컷 통과다.
그는 “올해 목표는 전 대회 컷 통과다. 길게는 이형준이 보유하고 있는 KPGA투어 연속 컷 통과 기록(31개 대회)을 깨고 싶지만 당장은 올 시즌에 집중하겠다”며 “열심히 버티고 계속해서 컷 통과를 하다 보면 생애 첫 우승도, 최다 연속 컷 통과 기록도 언젠가 찾아올 거라는 희망을 품고 매 대회 임할 생각이다”고 결기를 내보였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