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프라이즈 없었다? 코스피 되레 하락… 한화오션 13% 급등, 자동차주 급락

입력 2025-08-01 02:12
한국과 미국의 무역협상이 타결된 3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권현구 기자

미국과의 관세 협상 타결로 불확실성이 해소됐음에도 코스피가 7거래일 만에 하락 마감했다. 관세율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시장에 반영돼 있던 상황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협상 결과가 없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9.03포인트(0.28%) 하락한 3245.44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장 초반 3288.26까지 올라 연고점을 경신했지만 이후 상승 폭을 줄이다 하락 전환했다. 코스피 하락은 기관투자가의 대규모 매도가 이끌었다. 기관은 이날 하루에만 7052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개인(2235억원)과 외국인(3444억원) 투자자는 순매수했다.

개장 전 미국과의 상호관세 15% 합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장 초반 증시가 상승했지만 자동차 품목관세 등에서 시장 예측을 넘어서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인식이 커졌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식시장에서는 전날부터 상호관세 15% 가능성에 대해 기대감이 있었던 것 같다”며 “다만 결과가 나온 뒤 예상 이상의 서프라이즈가 나온 건 아니어서 이미 오른 종목에서 차익실현 매물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이날 증시에서는 관세 협상 결과에 따라 업종별로 차별화 흐름이 뚜렷했다. 1500억 달러 규모의 한·미 조선협력펀드 결성으로 조선주는 급등했고 50% 관세가 유지된 철강·구리·알루미늄 관련 종목은 하락했다. 관세가 25%에서 15%로 인하됐지만 일본(12.5%) 등과 비교해 인하 폭이 작은 자동차주의 낙폭도 컸다.


조선주 중에서는 한화오션이 전 거래일보다 13.43% 급등한 11만2300원에 거래를 마쳤고 HD현대마린솔루션(+5.14%)과 HD현대중공업(+4.14%) 등도 올랐다. 반면 철강주인 세아제강(-8.37%)과 휴스틸(-4.37%)은 내렸으며 특히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기대감에 올랐던 동양철관(-14.05%) 하이스틸(-12.63%) 등은 떨어졌다. 기아와 현대차도 각각 7.34%, 4.48% 급락했다.

품목관세가 아직 미확정된 반도체는 실적 등에 따라 희비가 갈렸다. 코스피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는 2분기 실적발표에서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6분기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나흘 만에 하락 전환했다. 2위 SK하이닉스는 미국 메타(페이스북 모회사)의 2분기 실적이 호조로 발표되면서 관련 영향으로 3.80% 오른 27만3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