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리오사AI, 1700억 투자 유치… ‘반도체 유니콘’ 등극

입력 2025-08-01 00:15
퓨리오사AI 반도체 ‘레니게이드’

국내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 스타트업 퓨리오사AI가 기업가치 1조원을 넘기며 유니콘 기업 반열에 올랐다. 정부가 내건 ‘AI 3대 강국 도약’ 목표 도달에 주요 엔진이 추가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퓨리오사AI는 시리즈C 브릿지 라운드에서 총 17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했다고 31일 밝혔다. 브릿지 라운드는 기업이 사업 확장이나 상장 준비 등을 목적으로 받는 대규모 투자 유치 단계로, 기술력이나 매출이 일정 수준 입증된 기업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이번 라운드는 사전 평가된 8300억원의 기업가치를 바탕으로 40여개 투자자가 참여했다. 퓨리오사AI는 이번 투자금을 자사 AI 반도체 ‘레니게이드’ 양산과 차세대 제품의 초기 개발에 투입할 예정이다.

퓨리오사AI는 이번 라운드를 통해 7년 동안 유치한 누적 투자금에 상응하는 규모의 투자금을 한번에 확보했다. 단기 실적이 아닌 장기 경쟁력을 통해 자본시장의 신뢰를 얻는 데 성공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퓨리오사AI가 주목받는 배경으로는 최근 출시한 2세대 레니게이드가 꼽힌다. 이 칩은 LG AI연구원이 개발한 초거대 언어모델(LLM) 엑사원에도 전면 도입됐다. 기존 그래픽처리장치(GPU)의 만성적 한계로 꼽히던 과도한 전력 소비 문제를 해결하며 고효율을 구현한 점이 특징이다.

퓨리오사AI는 이러한 기술력을 인정받아 올해 초 미국 메타로부터 1조원대 인수 제안을 받았지만 이를 거절하고 독자 기술 생태계를 구축하는 길을 택했다. 이번 투자금 유치에 대해 블룸버그는 “퓨리오사AI가 1억2500만 달러의 자금을 조달하며 엔비디아의 강력한 도전자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