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와는 마음이 상한 자를 가까이 하시고 충심으로 통회하는 자를 구원하시는도다.”(시 34:18)
2016년 겨울 서른아홉의 나이에 조금은 늦은 사랑을 했고 결혼했다. 백년해로(百年偕老)를 꿈꿨다. 하지만 결혼은 순탄하지 않았다. 경제적인 어려움과 서로 다른 가치관 등으로 갈등이 계속됐다. 결국 별거 2년 만에 이혼의 아픔을 겪었다. 무엇보다 사랑하는 딸과의 이별은 큰 상처로 다가왔다. 평온했던 삶은 한순간에 무너졌다. 매일 술과 슬픈 유행가를 들으며 마음을 달랬다. “하나님, 왜 제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요”라는 질문을 반복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친구 인도로 교회에 다녔지만 ‘선데이 크리스천’이라 그런지 신앙생활도 아픔 극복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 ‘요즘은 이혼이 흔하다던데…’라는 말은 쉬웠지만, 이혼의 아픔이 실제 이렇게 힘든 줄 몰랐다. 힘들게 하루하루를 살았다. 어느 날 전북 전주의 일송정교회 목사님 권유로 직장선교대학 훈련을 받게 됐다. 선교 훈련 중 성경을 펼쳤다가 하나님 말씀 두 가지가 마음 깊숙이 들어 왔다.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고후 12:9), “여호와는 마음이 상한 자를 가까이 하시고 충심으로 통회하는 자를 구원하시는도다.”(시 34:18)
이 말씀들은 나의 약함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게 했다. 닭똥 같은 눈물이 떨어졌다. 진한 감동과 비둘기 같은 평화가 마음을 감쌌다. 그때부터 삶이 차차 회복됐다. 하나님은 절망 속에 있던 나를 다시 빚으셨고 직장선교 간사로 헌신하도록 인도하셨다.
특별히 차마 용서할 수 없던 이들을 용서했고 축복할 수 있었다. 진심 어린 회개는 마음의 감옥을 활짝 열었다. 예수를 믿고 구원받았다는 생각에 기쁨이 넘쳐났다.
기도 중에 과거를 뒤돌아보지 않기로 다짐했다. 이제 직장에서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며 주님의 푯대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다시 세우시는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굳게 믿는다. 언젠가 주님이 예비하신 동역자와 거룩한 가정을 이루고 열방으로 나아가는 선교사의 길을 함께 걷기를 기대한다. 나의 상처가 누군가의 회복이 되길 바란다. 나의 눈물이 누군가의 기도가 되길 소망한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입니다”라고 고백한다. 하나님 은혜로 다시 일어섰고 오늘도 ‘보냄 받은 자’로 살아가고 있다. 아멘, 할렐루야.
<약력> △한국그린문학 시 부문 신춘문예 당선 △농촌진흥청 직장선교대학 부책임간사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도시농업과 직장선교사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박사 수료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정치지도자 과정(PLP) 수료 △‘바퀴벌레와 사과나무’ 등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