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최고위원 ‘문제적 인물’ 다수 출사표… 공허한 ‘尹 절연’

입력 2025-07-31 00:04

국민의힘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거 출마자에 ‘문제적 인물’이 다수 포진했다. 비상계엄과 탄핵, 조기 대선 패배의 상처를 추스르고 당을 재정비할 중요한 전당대회지만 출마자 면면에서부터 ‘퇴행적 복고’ 경향만 두드러진다는 비판이 나온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앞세운 혁신 작업도 빛을 잃고 있다.

국민의힘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거 출마자 접수가 30일 시작해 이틀간 진행된다. 특히 최고위원 선거는 현역 의원의 외면 속에 원외 당협위원장의 출마가 줄을 잇고 있다. 친윤(친윤석열) 인사나 문제적 인물이 다수 포진하고 있다.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은 계엄 정국에서 윤 전 대통령을 옹호하고, “대통령을 우리 손으로 지켜드리자”며 탄핵 반대 여론전에 나섰던 인사다. 2023년 5월 공무상비밀누설 혐의 집행유예형이 확정돼 강서구청장직을 상실했다. 그러나 같은 해 8월 특별사면된 뒤 10월 보궐선거에 재차 강서구청장 후보로 나섰다가 낙선한 일은 윤석열정부의 결정적 실책으로 지목된다.

윤 전 대통령이 계엄 당시 경기도 과천 선거관리위원회에 군 병력을 보낸 것을 두고 “과천상륙작전”으로 치켜세우며 “계엄으로 한 방을 보여줬다”고 발언한 김민수 전 국민의힘 대변인도 최고위원 출마를 공식화했다. 부정선거 음모론 진영에서 활동하며 계엄 직후 페이스북에 “구국의 결단,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를 적극 지지한다”는 글을 올렸던 김소연 변호사도 출마를 밝혔다.

‘굿바이 이재명’의 저자인 장영하 변호사와 손범규 인천 남동갑 당협위원장은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국민의힘 원외 당협위원장 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이들로 이날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했다.

현재까지 최고위원 출마자 중 명백한 ‘계엄 반대, 윤 전 대통령 절연’ 입장인 이들은 친한(친한동훈)계 원외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과 함운경 서울 마포을 당협위원장 등 2명에 불과하다. 국민의힘 선출직 최고위원은 1명의 청년 최고위원을 포함해 총 6명으로 구성된다.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장동혁 의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미온적이거나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대선 후보였던 김 전 장관과 당내 주류인 옛 친윤(친윤석열)계를 중심으로 지지세를 확장하고 있는 장 의원은 유력 당권주자로 손꼽힌다. 두 후보는 ‘윤 어게인(AGAIN)’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유명 한국사 강사 출신 전한길씨 입당에 우호적이며 당내 품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윤희숙 혁신위원장의 혁신안 1호에 대해선 당내 적극적 호응 없이 침묵만 길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윤 위원장은 통화에서 “혁신안 1호를 발표한 지도 20일이 넘었다”며 “아무런 가치 판단이 없는 상태로 누구도 잘못하지 않은 당처럼 전대를 치르면 국민으로부터 점점 더 외면받는 길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민 정우진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