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으로 편의점·프랜차이즈 할 것 없이 유통업계 전반에 소비 진작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업계에선 소비 특수를 이용해 매출을 극대화하기 위해 재고를 늘리거나 할인 행사에 나서고 있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소비쿠폰 사용이 시작된 지난 22일부터 일주일간 GS25·CU·세븐일레븐·이마트24 등 편의점 4사의 매출은 전월 동기(6월 24∼30일) 대비 10%가량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같은 기간 방문객 수도 눈에 띄게 늘었다고 전했다. 편의점엔 가족 단위 쇼핑객과 중장년층 고객의 방문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비쿠폰 사용이 제한된 대형마트·백화점 대신 접근성이 뛰어난 편의점에서 식재료를 구입하는 이들이 늘면서 고기, 간편식, 생필품, 쌀 등 장보기 품목의 매출이 늘었다. 객단가도 상승했다. 편의점들은 소비쿠폰 사용을 유도하기 위해 할인 행사 상품을 늘리거나 신선식품 비중을 늘리고, 사용처 안내 문구를 부착해 고객 유입에 나서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도 덩달아 특수를 누리고 있다. BBQ·bhc 등 치킨 프랜차이즈는 같은 기간 매출이 10~20% 증가했다. 맥도날드·롯데리아·노브랜드버거 등 햄버거 프랜차이즈 역시 매출이 5~20% 늘었다. 특히 소비쿠폰 사용이 가능한 서울시 공공배달앱 ‘땡겨요’에서 주문 건수와 매출이 동반 상승하면서 배달 플랫폼을 통한 파급효과도 확산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과 가맹점 비중이 높은 프랜차이즈에서 매출이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하면서 소상공인이 체감하는 경기도 되살아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패션·뷰티업계에서도 매출 증대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골목상권 기반 가두점 비중이 높은 패션 브랜드의 매출이 상승했다. CJ올리브영 일부 매장은 치약, 바디워시, 생리대, 면봉 등 생필품 인기 품목의 매대가 비어 재고 확보에 나설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쿠폰 1차 신청이 마무리되고 본격적인 소비가 이뤄지고 있어 매출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소비쿠폰 사용처에 대한 혼선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대전의 유명 베이커리 성심당은 최근 전 매장에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 불가’ 안내문을 부착했다. 정부가 연매출 30억원 이하 매장만 사용 대상으로 한정했기 때문이다. 전북 군산시의 이성당, 서울의 런던베이글뮤지엄 등 매출 규모가 큰 업체도 같은 이유로 사용이 제한돼 일부 소비자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재난지원금 지급 때는 사용이 가능했던 매장이 이번 소비쿠폰 사용처에서 제외된 경우가 있어 혼란이 생기고 있다”며 “소비자가 직접 매장에 문의해야 정확한 사용처를 알 수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