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미국과의 무역협상에서 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를 제안한 데 대해 중국 관영매체가 대미 종속 심화를 초래할 것이라며 견제구를 날렸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30일 논평에서 “한국이 미국에 제안한 수십억 달러 규모의 마스가 프로젝트는 한국이 기술력과 자본을 제공하는 대가로 관세 인하를 기대하는 고위험 거래”라며 “불확실한 보상과 장기적인 리스크를 수반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첨단 선박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고 있어 이를 미국과의 협상에서 카드로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런 접근은 지정학이 경제 원칙을 뒤집을 수 있다는 믿음에서 비롯된 것으로 글로벌 공급·무역망이 급속도로 재편되는 가운데 한국이 고위험 도박을 감행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근거로는 미국 조선산업이 공급망 인프라의 심각한 결함과 숙련공 부족으로 장기 침체 상태에 있어 한국이 상당한 투자를 해도 활성화가 어렵고 불확실하다는 점을 들었다.
글로벌타임스는 “한국의 일부 인사는 미국과의 협력이 한국 조선업체들에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 기회를 줄 수 있다고 본다”면서 “하지만 이런 협력은 한국이 미국의 이익에 점점 더 의존하거나 종속되는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조선업체들이 생산설비와 숙련된 기술자들을 대거 미국으로 이전하면 산업 공동화가 심해지고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전날 사설을 통해 이재명정부의 중국에 대한 실용적 접근을 높게 평가한 뒤 ‘전략적 자율성’ 유지를 강조했다. 매체는 “이 대통령 취임 후 중국에 맞서 더 큰 역할을 맡도록 미국이 한국을 압박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이는 한국의 전략적 자율성 유지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과의 디커플링이 목적인 미국의 공급망 재편에 참여하면 한·중 간 오랜 경제협력 관계를 훼손할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