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의사 숫자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두번째로 적은 편으로 나타났다. 반면 외래 진료와 병상 수는 OECD에서 가장 많았다. 한국인의 건강 수준은 기대수명이 늘어나는 등 개선 추세지만, 자살사망률은 부동의 1위였다.
보건복지부가 30일 공개한 ‘OECD 보건통계 2025’에 따르면 환자를 진료하는 국내 임상 의사 수(한의사 포함)는 2023년 기준 인구 1000명당 2.66명으로 집계됐다. OECD 평균(3.86명)보다 1.2명 모자란 수치다. 통계에 들어간 30개국 중에선 일본(2.65명) 다음으로 적다. 한의대를 포함한 의학계열 졸업자도 인구 10만명당 7.4명으로, OECD 평균(14.3명)의 절반 수준이었다.
반면 의료 행위는 가장 잦았다. 지난해 국민 한명이 외래 진료를 받은 횟수는 18회였다. 평균(6.5회)의 배 이상은 물론, OECD 안에서도 가장 많은 수치다. 의료 행위에 수반되는 영상 진단도 매해 증가하는 추세다. 컴퓨터단층촬영(CT) 횟수는 인구 1000명당 333.5건으로 OECD 국가 중 가장 많았다.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횟수도 OECD 평균(92.4건)에 다소 못 미치는 90.3건이었다. CT와 MRI 이용량은 최근 10년 동안 각각 연평균 8.3%, 13.2% 증가했다.
환자를 수용하기 위한 병상 숫자도 OECD 회원국 1위였다. 환자 1000명당 12.6개인데, OECD 평균(4.2개)의 3배에 달했다. 급성기 환자 치료를 위한 병상은 OECD 평균(3.4개) 보다 2배 이상 많은 7.4개였다. 입원 기간도 상대적으로 길었다. 일반 환자의 1인당 평균 재원 일수는 17.5일이었다. OECD 국가 중 일본(26.3일) 다음으로 긴 수치다.
의료비 지출 역시 증가세다. 전체 국민이 지출한 경상의료비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8.5%로 OECD 평균(9.1%)보다 낮았다. 다만 1인당 경상의료비는 최근 10년간 연평균 7.8%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3.5세로 OECD 평균(81.1세)보다 3년 이상 높았다. 생활환경과 교육수준이 향상되고 의료서비스가 개선된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자살사망률은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치였다. 인구 10만명 당 자살사망자 수는 2022년 기준 OECD 평균(10.7명)의 2배가 넘는 23.2명으로 집계됐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