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족 내 다중 자살의 상실은 견디기 힘든 트라우마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복합애도에 대한 치료 상담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다중 자살 사건으로 인한 애도 과정은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어 자살 유족은 강렬한 슬픔과 함께 외상적 증상을 경험합니다. 외상의 핵심은 무력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자살 유족은 맞서 싸울 수도, 도망칠 수도, 또한 숨을 수도 없는 고통을 겪습니다. 자살 후 애도는 애도 반응과 외상 반응의 조합이라고 본다면 다중 자살에 노출된 유족에게는 세심하고 장기적인 치료와 상담이 진행돼야 합니다.
또한 어떤 이유에서든 장례식에 참여하지 못했던 자살 유족은 특별한 날을 정해서 마음을 나누는 사람들과 함께 치유의 시간을 경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죽음 상실 후 남겨진 가족은 장례식을 치르는 과정을 통해 고인을 기억하고 슬퍼하면서 그들의 비통함을 나누고 서로에게 지지를 보낼 수 있게 됩니다. 이를 통해 사회적 지지체계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애도 기간을 통해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가족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이런 중요한 의식을 함께 하지 못한 자살 유족의 마음엔 고인이 단순히 자살로 결론지은 삶의 마지막 순간만 남아 한동안 복잡한 감정에 매몰될 수 있습니다. 자살 유족에게는 고인을 기리는 의식을 통해 고인의 전 생애를 검토하고 기억하고 기념하는 정서적 허락이 필요합니다. 자살 유족은 고인의 죽음의 부정적인 측면보다는 고인의 생애의 긍정적인 측면의 기억을 더 많이 담아내는 데 집중해 균형을 잡는 것이 필요합니다.
강명수 한국자살유족협회장
다중자살 유족 치료 상담 필수… 날짜 정해 치유의 시간 가지길
입력 2025-08-02 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