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본문은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을 거역하고 불순종하며 우상을 섬긴 결과, 구원의 자리에서 멀어지게 된 유대 민족의 현실을 안타까워하는 바울의 고백을 담고 있습니다. 바울은 동족을 향한 간절한 사랑을 깊은 근심과 마치 저주를 받아 죽을 것 같은 육체적 고통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모세 역시 출애굽기 32장 32절에서 동족을 향한 희생적 사랑을 고백합니다. 이처럼 바울과 모세의 민족을 향한 희생적 열정은 오늘날 복음을 전하는 우리가 품어야 할 거룩한 부담임을 본문은 분명히 보여줍니다. 아무런 이해관계도 없는 타인을 위해 생명까지 내어줄 수 있는 이 거룩한 부담은 과연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요. 그 근원은 오직 영원한 진리요 생명의 빛이신 예수 그리스도 때문입니다.
북한 땅에 어둠이 가득한 이유는 참 빛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그곳에 계시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는 지역적으로나 혈통적으로 북한과 아무 관련이 없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1945년 해방 이후 구소련의 신앙 탄압을 피해 신앙의 자유를 찾아 남하한 황해도 출신 그리스도인들이 세운 서울 서대문교회에서 자랐습니다.
그곳에서 교회 선배 성도님들이 고향 땅을 그리워하며 무너진 교회의 회복과 귀향을 위해 눈물로 기도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 기도의 물방울들이 제 마음에도 스며들어 어느덧 저 역시 가랑비에 옷 젖듯 북한 선교의 꿈을 품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탈북민들을 도와야 하는 긴박한 상황을 맞게 되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미국 연방정부에 비영리 선교단체인 ‘워싱턴북한선교회’를 설립하게 되었고 본격적으로 통일 선교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먼저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고 그리스도를 구주로 영접한 자로서 하나님을 알지 못하고 우상숭배의 억압에 고통당하고 있는 동포들의 삶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해를 거듭할수록 동족의 아픔이 나의 아픔과 고통이 되어가는 것을 처절하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한때 ‘동방의 예루살렘’이라 불렸던 북한 땅은 여호와 하나님을 거역한 결과 저주를 받아 가시와 엉겅퀴가 무성한 패역의 땅이 되었습니다. 김일성 우상주의의 폭정 아래 죄악에 묶여 신음하는 북녘 동포들의 눈물을 바라보며 그들에게 참 빛이요 생명과 진리, 자유의 길이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전해야 한다는 복음통일의 사명을 품고, 수많은 어려움을 감내하며 지금까지 그 길을 걸어오고 있습니다.
통일의 길은 남북한 모든 백성이 우상숭배를 버리고 하나님을 거역하던 길에서 회개하여 여호와 하나님께 돌아와 순종과 연합으로 나아갈 때 비로소 열릴 것입니다. 이것이 한국교회와 우리 민족이 걸어가야 할 복음통일의 참된 척도임을 확신합니다. 어둠을 물리치고 패역한 땅이 생명으로 회복되는 길은 오직 복음통일뿐입니다. 그날이 이를 때까지 바울이 동족을 향해 품었던 피 끓는 희생적 복음의 열정을 우리 또한 간직해야 하겠습니다.
노규호 워싱턴북한선교회 목사
◇워싱턴북한선교회는 미국 워싱턴DC 지역 한인교회를 기반으로 미국 연방정부에 등록된 초교파적 비영리 선교단체입니다. 북한이탈주민에게 예수 그리스도 생명의 빛을 전하고 정착을 지원하며 복음의 열정을 가진 통일선교사로 훈련해 고향 땅에 교회를 재건하고 개척하는 지도자로 세우는 것을 사명으로 삼고 있습니다. 또한 통일선교와 학술세미나 등을 통해 디아스포라에게 비전과 영성을 나누고 워싱턴DC에서 통일선교 플랫폼이자 허브 역할을 감당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