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적 아재?… 더 영해졌다

입력 2025-07-31 00:04

‘아재폰’의 대명사로까지 불렸던 갤럭시 Z폴드가 확 바뀌었다. 한 손에 쏙 들어오는 얇기, 주머니에 넣어도 부담스럽지 않은 무게, 접었을 때 바(bar)형 스마트폰과 비슷한 비율까지. 제조사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닮았던 스마트폰 디자인이 갤럭시 Z폴드7을 기점으로 차별화되기 시작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폴더블 스마트폰이 마침내 대중화할 준비를 마친 것이다.

2주 동안 체험해본 Z폴드7은 ‘자랑하고 싶은 폰’이었다. 갤럭시 스마트폰은 여전히 10~20대에게 ‘올드하다’ 는 이미지가 있는 게 사실이다. 젊은 세대 상당수가 아이폰을 쓰는 이유이기도 하다. 갤럭시 Z플립이 나오면서 갤럭시 스마트폰에 대한 이미지가 다소 바뀌었지만, Z폴드 역시 현실적으로 ‘비싼 아재폰’ 느낌을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Z폴드7부터는 이런 인식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5일 서울 코엑스의 갤럭시 체험존에 20대로 보이는 시민들이 북적이는 것을 봤을 때도 확실히 달라진 분위기를 체감할 수 있었다.

얇아진 두께 때문에 만듦새가 걱정됐지만 Z폴드7은 웬만한 충격도 버틸 수 있을 만큼 견고했다. 메인 디스플레이는 더 얇고 가벼우면서도 내구성을 유지하기 위해 티타늄 소재가 적용됐고, 초박막 강화유리(UTG)의 두께를 전작 대비 50% 증가시켜 디스플레이가 튼튼해졌다. 힌지를 보호하는 프레임에는 강화된 아머 알루미늄이 적용돼 전체 외관의 내구성이 높아졌다. 디스플레이가 접히는 부분도 정면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매끈했다. 다만 너무 얇아진 두께 때문에 접힌 폴드7을 열 때 불편한 점이 있었다. 양손을 이용해 폴드를 열어야 할 때는 손가락이 미끄러지는 일도 있었다.

갤럭시Z 폴드7을 펼쳐 웹사이트 화면을 보면 가운데 접히는 부분이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심희정 기자

커진 화면은 문서 작업이나 게임에도 적합했다. 태블릿 없이도 문서 작업을 할 수 있을 정도로 8.0형 메인 디스플레이는 넓은 화면을 보여줬다. 다만 유튜브를 시청할 때는 화면비가 맞지 않아 화면을 100% 활용하지 못했다. 접은 상태에서는 화면비가 21대9로 바 형태 스마트폰과 유사하지만, 편 상태에서는 정사각형에 가까워 일반적인 영상의 화면비(16대9)와 맞지 않기 때문이다. 위아래가 잘리는 경우가 많아 큰 화면의 이점을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 아쉬웠다.

갤럭시 Z시리즈 최초로 탑재한 2억 화소 광각 카메라 역시 활용도가 높았다. 프로 카메라는 로그(Log) 형식을 지원해 촬영 후 색 보정을 할 수 있었다. 여러 카메라로 촬영하는 경우 균일한 색을 보여줄 수 있어 전문가나 유튜버가 활용하기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

역대 갤럭시 Z 폴드 시리즈 중 가장 얇은 Z폴드7은 두께가 8.9㎜로, 초콜릿보다도 얇다. 삼성전자 제공

카메라가 이중으로 튀어나와 있는 디자인은 아쉬운 부분이다. 카메라를 보호하는 케이스를 끼면 8.9㎜의 얇기를 느끼기 어렵다. S펜이 호환되지 않는 점도 S펜을 노트 시리즈 때부터 활용했던 이용자에게는 아쉽게 느껴질 것 같았다. 갤럭시 노트를 완전히 넘어섰다고도 볼 수 있지만, 태블릿처럼 활용하기에는 여전히 어려움이 있어 보였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