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이앤씨는 작업장 안전 대책이 정착할 때까지 무기한 작업을 중단키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강한 질타를 받은 뒤 하루도 안 돼 나온 결정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외부 전문가 중심의 태스크포스(TF)를 꾸리기로 했다.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사장은 29일 오후 인천 송도 사옥에서 직접 사과문을 발표했다. 회사 점퍼 차림으로 단상에 오른 정 사장은 “올해 건설현장의 중대재해로 심려를 끼쳐드린 데 이어 또 인명사고가 발생해 참담한 심정과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제로베이스에서 잠재된 위험 요소를 전면 재조사해 유사 사고를 예방하고 근로자들이 안전하게 일하고 퇴근할 수 있는 재해예방 안전 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사 현장에서의 무기한 작업 중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사고 직후 모든 현장에서 즉시 모든 작업을 중단했고, 전사적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해 안전이 확실하게 확인되기 전까지 무기한 작업을 중지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정 사장은 “원점에서 잠재된 위험요소를 전면 재조사해 유사사고를 예방하고, 생업을 위해 출근하신 근로자들이 안전하게 일하고 퇴근할 수 있는 재해 예방 안전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이앤씨는 올해만 시공 현장에서 4차례 중대재해 사고가 발생했다. 전날 발생한 고속국도 14호선 함양~창녕 구간 건설공사 천공기 끼임사고 외에도 지난 1월 16일 경남 김해 아파트 신축 현장 추락사고, 4월 11일 경기도 광명 신안산선 복선전철 터널 건설현장 붕괴사고, 4월 21일 대구 주상복합 신축현장 추락사고에서 각각 사망자 1명이 발생했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회사 내부에서 제도적 문제점을 찾는 건 한계 있다고 판단했다”며 “외부 안전 전문가와 안전 기관을 총망라해 안전 TF를 꾸려 빠른 시일 내에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최근 잇달아 안전사고 문제를 지적하면서 기업들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SPC그룹은 이 대통령이 노동자 사고와 장시간 야근 문제를 지적한 지 이틀 만인 지난 27일 생산직 야근을 8시간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대책을 발표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산재 사고 방지를 강조한 뒤 회사 차원의 안전사고 시스템을 재정비하고 있다”며 “이런 분위기에서 불미스러운 사고가 발생하면 경영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서 ‘걸리면 큰일 난다’는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