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절벽 위기’ 중국, 국가 차원 육아보조금 지급

입력 2025-07-29 18:50
중국의 허베이성의 한 유치원 수업 모습. EPA연합뉴스

‘인구절벽’ 위기에 놓인 중국이 국가 차원에서는 처음으로 전국에 육아보조금을 지급한다.

29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CCTV에 따르면 중국공산당 중앙판공청과 국무원 판공청은 전날 ‘육아보조금 제도 시행 방안’을 발표하고 만 3세 이하 영유아 자녀 1인당 연간 3600위안(약 70만원)의 보조금을 내년부터 지급한다고 밝혔다. 3년간 지원 총액은 영유아 1인당 1만800위안(210만원)이다. 지원 대상은 올해 1월 1일 이후 출생자이지만, 2022~2024년 출생자에게도 일부를 소급 지원한다. 가구당 최대 3명까지 신청할 수 있다.

국가위생건강위원회 관계자는 “육아보조금이 출산·양육 부담을 경감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매년 2000만 이상의 영유아 가정이 혜택을 받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육아보조금이 내수 증진 효과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 텅타이 완부신경제연구원 원장은 CCTV 인터뷰에서 “연간 지급하는 육아보조금 총액이 약 1000억 위안(19조4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며 “3배 이상의 승수 효과를 가져와 영유아 관련 소비를 3000억 위안 이상 견인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 정부는 지역 및 정부 부처 간 정보 공유를 위해 국가통합 육아보조금 관리시스템을 구축했다. 스마트폰용 앱인 즈푸바오(알리페이)와 웨이신(위챗)을 통해서도 출산증명서와 호적부 등을 제출하면 신청 가능하도록 절차를 간소화했다.

중국의 연간 출생아 수는 2022년 956 만명을 기록한 후 3년 연속 1000만명을 밑돌았고 전체 인구도 3년 연속 감소했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1.01명으로 인구 유지에 필요한 2.1명의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중국은 유치원 무상교육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국무원은 지난 25일 리창 총리 주재로 상무회의를 열어 유치원 무상교육 관련 사항을 논의했다. 중국의 유치원생 수는 2020년 4800만명에서 지난해 3600만명으로 25% 감소했다.

유치원 무상교육은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 업무보고 때 저출산 대응책으로 중앙정부 차원의 육아수당 지급과 함께 처음으로 언급됐다. 중국의 유치원 학비는 공립유치원이 한 달에 1000~2000위안(19만~38만원)이고 사립유치원은 이보다 다소 높다.

중국교육과학연구원 기초교육연구소 가오빙청 연구원은 “유치원 무상교육을 시행하면 가정의 경제적 부담과 육아 압박을 줄여 출산 의지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