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옷이 나랑 어울릴까?… AI가 대신 입어드려요

입력 2025-07-30 00:11
에이블리가 최근 시범 도입한 ‘AI 옷입기’ 서비스 모습. 사용자가 입어보고 싶은 옷을 선택하고 자신의 사진을 등록하면 AI가 실제로 착용한 듯한 이미지를 생성해 준다. 에이블리 제공

인공지능(AI)이 소비자에 어울리는 옷을 추천하고 실제 착장한 모습을 보여준다. 제품 설명서를 자동으로 만들어주고 ‘짝퉁’ 제품을 골라내기도 한다. 가상 패션쇼 영상 제작도 가능하다. 패션업계는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AI 기술을 빠르게 도입하고 있다.

29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에이블리는 이달 초 ‘AI 옷입기’ 서비스를 시범 도입했다. 사용자가 입어보고 싶은 옷을 선택하고 자신의 사진을 등록하면 AI가 실제로 착용한 듯한 이미지를 생성해 준다. 구매 전에 입어 볼 수 없는 온라인 쇼핑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시도다. 지난 17~23일 이용자 수는 도입 첫 주 대비 약 40% 증가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AI 기반 가상 피팅 서비스는 최근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브랜드 보호 영역에서도 AI가 활약하고 있다. ‘캉골’과 ‘헬렌카민스키’ 등 브랜드를 갖고 있는 SJ그룹은 2021년부터 지식재산권(IP) 보호 솔루션 ‘마크 AI’를 도입해 위조상품 적발에 활용 중이다. 판매자가 등록한 이미지, 키워드 패턴, 데이터를 식별해 위조상품을 찾고 오프라인 유통망까지 차단하는 기술이다. 지난 1월까지 찾아낸 위조상품과 무단 판매 사례는 13만 건이 넘는다. SJ그룹은 이로 인한 경제적 가치가 약 41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콘텐츠 제작에도 AI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CJ 온스타일은 지난 2월 AI 기반 가상 패션쇼를 선보였다. 한섬은 지난 1월 브랜드 ‘오즈세컨’의 컬렉션 화보를 AI 모델로 제작했다. 인건비 등 제작 비용을 줄이면서 장소나 계절의 제약 없이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다. 다만 AI 모델은 초상권 침해나 실존 인물과 혼동 가능성 등의 우려가 있다. 해외에서는 정부나 기업 차원에서 규범을 마련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패션업계 내 AI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프리시던스 리서치는 패션 AI 시장 규모가 지난해 22억3000만 달러(약 3조1000억원)에서 2034년 605억7000만 달러(약 84조25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업계에서 AI를 활용한 기술 도입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양질의 빅데이터를 확보해 소비자 니즈를 정확히 충족시킬 수 있는 AI 기술을 제공하는 것이 향후 기업의 성공 여부를 가르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주은 기자 ju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