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점점 늘리는 자동차 업계… 가상 공장 짓고 불량품 감지

입력 2025-07-30 00:14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인공지능(AI)을 제조 공정 전반에 적극 도입하고 있다. AI로 수요를 예측해 최적의 생산량을 도출하고 불량 제품을 골라내기도 한다. 다만 AI 활용도가 확대되면서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최근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전기차 전용 공장 ‘팩토리 제로’에 AI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배터리 누수를 확인하고 금속 부품의 손상을 찾아낸다. 도장 불량 상태를 감지하기도 한다. AI 시스템 도입 후 불량률을 크게 낮췄다. 소비자 행동과 마케팅 데이터 분석으로 실시간 수요를 예측해 생산 계획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도 있다. 미국 경제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최근 “GM이 AI와 머신러닝을 활용한 생산 혁신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존 프랜시스 GM 최고데이터분석책임자(CDO)는 “AI가 회사 전반에 걸쳐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AI를 기반으로 한 제조 혁신에 소매를 걷어 올렸다. 미국 포드는 디지털 트윈,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기술을 도입해 가상공간에 ‘쌍둥이 공장’을 만든 뒤 조립 라인 설계 변경을 사전에 시뮬레이션한다. 실제 공정을 멈추지 않고도 라인 변경 효과를 검증할 수 있게 된 거다. 이를 통해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고 품질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독일 BMW 역시 디지털 트윈을 도입해 공급망 현황을 점검한다. 작업자의 가상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정비 수요를 예측하는 데 AI를 활용하기도 한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1월 AI 전문 연구소 ‘AI랩’을 설립하고 신차 개발, 인포테인먼트, 충전 인프라 등 AI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이 특히 빅데이터 분석과 머신러닝을 활용해 고객 맞춤형 차량 기능과 스마트 생산 시스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우디는 100개가 넘는 AI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다. 입찰 분석 도구 ‘텐더 투칸’, 라벨 검사 시스템 ‘아이리스’, 용접 불량 감지 및 제거 기술 등을 통해 전통적인 수작업 검수를 대체하며 생산 효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다만 AI의 인간 일자리 위협을 둘러싼 논쟁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를 활용하는 건 결국 사람이고 AI는 인간 업무를 보완하는 도구”라며 “경쟁자로 볼 게 아니라 어떻게 효가적으로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