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 위 ‘건강비서’… 어젯밤 수면 상태 체크하고 맞춤 운동 프로그램 설계

입력 2025-07-31 00:15
갤럭시 워치8이 전날 수면 상태와 활동을 바탕으로 에너지 점수를 보여주는 모습. 심희정 기자

아침에 깨어나면 간밤에 잘 잤는지 물어보고, 수면 상태와 전날 활동까지 종합해 오늘의 에너지 점수를 알려준다. 미래의 인공지능(AI) 비서가 해줄 만한 일을 내 손목의 시계가 해준다.

AI 에이전트 시대가 본격 열리면 이런 기분이 들까. 갤럭시 워치8는 나보다 내 컨디션을 더 잘 알았다. 전날 밤 회식을 하고 잠을 뒤척이면 수면 점수는 여지없이 떨어졌고, 전날 적당한 운동을 하고 잠들면 수면 점수는 최상으로 올랐다. 헬스 기능을 전면에 내세운 갤럭시 워치8의 진화는 놀라웠다. 워치만으로 헬스 코치가 새로 생긴 것 같았다. 손목 위 ‘건강 비서’로 손색이 없었다.

수면 기능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김재경 수리과학과 교수 연구팀의 기술이 녹아 있다. 기존의 스마트워치 수면 기능이 주로 ‘어젯밤 몇 시간을 잤는지’와 같은 과거 데이터 분석에 초점을 맞췄다면, 연구팀의 수면 가이드 알고리즘은 수면의 미래를 설계했다. 단순한 수면량 권고가 아니라 사용자에 따라 ‘오후 11시10분에서 11시40분 사이에 잠자리에 드는 것이 이상적입니다’와 같은 제안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운동 욕구를 자극하는 기능도 인상적이었다. 러닝 코치 기능은 사용자의 러닝 수준을 분석해 개인 맞춤형 운동 계획을 수립하고 실시간 코칭을 제공한다. 워치를 차고 달리기를 하면 내 러닝 레벨을 알려주고, 그에 맞춰 운동 프로그램을 짜준다. 그날그날 다른 러닝 목표를 제시해 ‘도장 깨기’하듯 도전욕도 들게 한다. 목표를 채우기 위해 달리기를 하면 ‘잘했다’며 칭찬도 해준다. 다만 다른 헬스 앱에 비해 음성 안내의 어투가 어색한 점은 아쉬웠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워치8, 갤럭시 워치8 클래식, 갤럭시 워치 울트라 ‘티타늄 블루’를 출시했다. 삼성전자 제공

디자인은 다소 뒤로 간 듯한 느낌이었다. 원형 디스플레이를 감싸는 쿠션 디자인이 제품을 기존보다 더 커 보이게 만들었다. 워치 화면을 보호하는 기능은 있겠지만, 디자인 면에서는 소비자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였다. 본체가 커지면서 같은 44㎜인 이전 제품보다 착용감이 아쉬웠다.

대신 두께는 더 얇아졌다. 워치의 내부 구조를 새롭게 설계하고 부품 집적도를 30% 개선해 워치7 대비 두께가 11% 얇아졌다는 게 삼성전자 설명이다. 워치8 두께는 8.6㎜로 지금까지 워치 시리즈 중 가장 얇다. 밴드 탈부착 방식도 간편해졌다. 기존에 사용하던 워치5는 작은 나사를 당겨 밴드를 교체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는데, 워치8은 제품 뒷면에 버튼이 있어 ‘딸깍’ 누르면 밴드 교체를 할 수 있어 간편했다. 배터리 용량도 늘어나 하루종일 차고 있어도 한 번 충전에 이틀 가까이 쓸 수 있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