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적발된 마약이 중량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중남미 마약 조직의 아시아 시장 진출 시도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밀반입·유통 수법도 지능화되는 추세다. 불법 마약류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관계기관은 경각심을 갖고 밀반입·유통 차단에 나서는 한편 마약 범죄는 반드시 엄벌된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관세청은 지난 1월부터 지난달까지 국경 단계에서 총 617건, 2680㎏의 마약을 적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지난해 동기 대비 적발 건수는 70%, 중량은 800% 늘어난 것이다. 특히 코카인과 케타민, 마약 성분 의약품의 적발이 늘었다. 국제우편을 통한 밀반입은 감소했지만 여행자나 특송화물 경로를 통한 밀수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밀반입되는 마약류 증가와 함께 주목해야 할 것은 20·30대와 청소년층의 마약 접근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대검찰청이 발간한 ‘2024년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적발된 마약사범 2만3022명 중 20·30대가 1만3996명으로 60.8%를 차지했다. 2023년보다 6.3%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20·30대 비율이 처음 60%를 넘어섰다. 대검은 SNS·다크웹 등 인터넷을 이용한 유통, 클럽 등 유흥시설을 통한 유통 확산을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마약류 투약을 유학생이나 상류층 젊은이들의 오락거리처럼 여기는 일각의 인식도 문제로 지적된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당부에 따라 대통령실은 각종 ‘민생 범죄와의 전쟁’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중 마약 범죄에 대해서는 최우선적으로 의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밀반입과 유통의 원천적 차단, 예방교육 강화 대책을 내놓는 동시에 정부가 공개적으로 마약사범에 대한 엄벌을 천명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