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은 어느 시대에나 청년들을 끌어당기는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청년 예배의 중심에 찬양이 있는 이유는 찬양 안에 회중을 신앙 고백의 자리로 이끄는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서울 서초구 나비공장에서 만난 찬양사역자 김도현(54)씨는 이같이 말했다. CCM ‘성령이 오셨네’로 널리 알려진 그는 “찬양이 중심이 되는 예배가 최근에 등장한 새 흐름처럼 보이지만 1980년부터 지금까지 찬양은 변함없이 예배의 중심이었다”며 “오늘날 이런 문화가 더욱 두드러져 보이는 것은 유튜브와 SNS같은 매체를 통해 확산하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기독교 콘텐츠가 점점 짧은 영상으로 소비되는 환경에서 말씀의 중요성은 자칫 간과되기 쉽다”면서 “그러나 찬양의 가사와 멜로디를 통해 받는 은혜는 복음의 메시지를 묵상했을 때 완전해진다”고 말했다.
34년간 찬양사역자로 활동한 그도 여전히 찬양 안에 말씀의 흔적을 담으려 노력한다. 최근 발매한 정규앨범 ‘김도현 찬송가 첫 번째’는 그가 찬송가 가사를 읽고 묵상한 고백이 담긴 작품집이다. 그는 “찬송 가사에 담긴 의미와 말씀을 되새겼기에 내가 받은 은혜를 편곡에 녹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찬송가가 어떤 의미에서는 단순하고 지루할 수 있지만 신앙의 선배들에 의해 쌓여 온 유산이기에 특유의 화음 등을 살리는 방향으로 편곡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해외 사역을 통해 찬송의 본질이 말씀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지난달 미국 동부 지역의 한인교회를 순회하며 찬양 집회를 연 그는 청년이 많이 모이는 교회의 중심이 말씀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워싱턴 메릴랜드 뉴욕 뉴저지 등의 한인교회를 방문하며 각지에서 상반된 풍경을 만났습니다. 일부 교회는 코로나19 이후 침체와 축소의 그늘에 머물러 있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청년들이 주도하는 공동체를 중심으로 새로운 부흥의 기운이 싹트고 있었습니다.”
그는 뉴욕 IN2교회와 워싱턴 여는교회를 좋은 사례로 소개했다. 그는 “여는교회는 교인 300명 중 대부분이 2030세대로 구성돼 있는 등 두 교회 모두 청년들이 중심이 돼 예배를 이끄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미국 교회 순회에 그치지 않고 음악을 통한 연합의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국제구호재단 더펠로우십코리아(대표 김영미)의 음악 대사로 위촉된 것이다. 음악을 통해 더펠로우십코리아의 사역을 활동을 알리게 된다.
그는 “지난 10년간 20여차례 이스라엘을 방문하면서 여전히 기독교와 이스라엘 간 종교적 갈등이 존재한다는 것을 느꼈다”며 “내가 부르는 찬양이 이들의 영적 아픔을 보듬고 말씀의 감동을 공유하는 데 쓰임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윤서 기자 pyun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