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복음의전함(고정민 이사장)이 미국 한인교회들과 펼쳐온 미주 지역 복음화 캠페인 ‘블레싱USA 캠페인’이 전 세계로 확장될 준비를 마쳤다. 이른바 ‘블레싱월드 캠페인’이다. 미국뿐 아니라 일본 등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복음 전파의 지경을 넓혀 나간다는 계획이다.
미국 내 한인교회로서 이 캠페인에 협력 중인 ‘디렉터교회’ 목회자들에게 캠페인 의의와 나아갈 방향을 물었다. 김한요(캘리포니아 얼바인베델교회) 안선홍(애틀랜타 섬기는교회) 심상현(뉴욕 IN2온누리교회) 손정훈(아틀란타연합장로교회) 목사이다. 이들과 최근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미국 내에서 복음을 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까.
△김한요 목사=한인 1세와 2세 사이에 낀 ‘낀 세대’라고 스스로 생각한다. 2세에게 ‘영적 바통’을 넘겨주는 ‘브리지’(다리)가 되려 한다. 교회 내 KM(한어권 공동체)과 EM(영어권 공동체)의 장벽을 허물고, 한인 2세대의 고민과 아픔에 공감하고 그들을 존중하는 교회를 만드는 일에도 집중한다. 또 자녀를 성경에 따라 교육하는 문제에 고민이 컸다. 기독교적인 가치관에 기초를 둔 교육을 통해 자녀들이 올바른 지혜와 인성을 갖추고, 다음세대를 이끌어 갈 당당한 리더들로 자랄 수 있도록 ‘베델 클래시컬 아카데미’를 설립했다. 학생들이 성숙한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인격을 갖추며, 기독교 세계관으로 생각하고 이에 따라 살아갈 수 있도록 격려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크리스천으로서의 인격과 영적, 지적, 정서적인 면에서 균형 잡힌 학생들로 양육하기 위해, 일반 교과목과 함께 음악 미술 등의 다양한 교과목을 접목한 커리큘럼을 준비하고 있다.
△안선홍 목사=교회의 울타리를 넘어 지역사회를 섬기자는 취지로 지역 내 한부모 가정 자녀와 미자립교회 목회자 가정의 자녀,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 신학교에서 재학 중인 대학원생 등을 대상으로 올해로 8회째 ‘서번트 장학금’을 수여하고 있다.
△심상현 목사=20년 전 ‘COME IN2(Into) JESUS’(예수께로 나오라)라는 예배 비전과, ‘GO IN2 THE WORLD’(세계로 나아가라)라는 선교 비전을 가진 교회로 세워진 한국 온누리교회의 해외비전교회이다. 뉴욕 맨해튼에 위치해 청년들과 젊은 부부들이 많은, 매우 젊고 역동적인 교회이다. 지역사회를 위한 노숙인 사역, 중남미 난민 사역, 장애인 사역, 교도소 재소자 가정 사역 등을 펼친다. 봄과 가을에 오픈되는 ‘IN2 한글학교’는 믿지 않는 외국인 자녀들에게 한국문화유산뿐 아니라 복음을 접할 수 있는 전도의 기회가 된다. 한인교회의 정체성을 뛰어넘어 ‘논 코리안’(한인 외 민족)을 향해 복음을 전하는, 사도행전 속 안디옥교회의 비전을 품고 있다. 성경공부에 외국인들이 참여하고, 새벽기도에 한인 2세, 3세들이 방석을 깔고 무릎으로 기도한다. 수요일과 금요일 집회 등을 통해 주일만 교회에 나오는 맨해튼의 젊은이들을 영적으로 깨우며 십자가 군사로 일으키고 있다.
△손정훈 목사=매년 2~3차례 주립교도소를 찾아가 수백 명의 재소자에게 말씀을 전하고, 점심을 제공해 왔다. 협력선교사님을 통해 우수한 성적으로 학업을 마치고 변호사가 된 재소자도 있다. 또 매달 도심으로 나가 노숙인 대상 음식 나눔 사역을 하고, 명절 전후로는 수백 가정의 난민들이 사는 클락스톤 난민 정착촌을 방문해 선물 상자를 전달하는 사역도 한다. 이외에 죽음을 눈앞에 둔 분들을 위한 호스피스 공연 사역, 싱글맘 가정을 위한 후원사역, 한국전 참전 용사들을 기리는 사역, 한인 2세들을 위한 장학사역도 감당한다. 연말에는 ‘사랑의 바스켓’ 행사를 통해 지역 한인 단체와 봉사기관을 선정해 후원금을 전달한다.
-미국 내 전도의 현실적 어려움은.
△김 목사=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성정체성에 관련된 성교육 및 평등법 등이 입법화하고 있다. 점점 비성경적이고, 비윤리적인 가치관이 녹아든 교과목이 공립학교 수업으로 지정되고 있어 많은 크리스천 부모들의 우려와 반발이 늘어가고 있다.
△안 목사=현대 사회 속에서 사탄은 우리의 ‘소유권’을 착각하게 만든다. 내 시간을 내 마음대로 사용하게 하고, 내 수고로 번 내 물질을 내 마음대로 쓰게 하며, 내 은사와 능력을 내 마음대로 사용하게 한다. 또 내 자녀를 내 마음대로 하게끔 만든다. 이처럼 지금 세상은 늘 ‘나’ 중심으로 살도록 유도한다. 자기 주체적인 삶을 찬양하게 만드는 것이다.
△손 목사=미국의 많은 주류 교회들이 하나님을 향한 첫사랑을 잃어버리고 세속화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가정과 창조 질서에 대한 거부, 동성애 허용, 돈에 대한 사랑으로 병들어 가고 있다. 그러나 주님의 약속은 반드시 성취될 것이라 믿는다.(마 16:18) 보이는 상황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남은 자’의 정신으로 주님 주신 약속을 철저히 신뢰하며 나아가야 한다.
-한인교회의 역할은.
△안 목사=한인교회는 미국 땅에 부름을 받은 존재이다. 세상에서 선한 일을 행하고 인생을 드리며, 지금 이 순간 의의 길을 행하는 역할을 한인교회가 맡았다. 인생을 통틀어 한 번도 향유 옥합을 깨뜨리지 않고서 자기 몸을 깨뜨리신 주님을 만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한인교회가 포도원인 미국 땅에 주님께서 당장 오늘 가라고 말씀하신 명령을 기쁨으로 준행하는, 귀한 맏아들 되시기를 축복한다.
△손 목사=구한말과 6·25전쟁 직후의 미국 교회와 선교사들의 도움이 아니었더라면, 오늘날 우리 조국 대한민국과 조국 교회는 없었을 것이다. 하나님은 언젠가 미국에 다시 순전한 복음이 필요해질 것을 아시고 한인교회들을 준비하셨다고 믿는다. 이제 우리가 미국 교회가 잃어버린 청교도들의 순수한 믿음과 열정 그리고 헌신을 재발견하고, 그 헌신을 재점화 시킬 수 있는 작은 불씨가 되길 바란다.
-이 캠페인이 미주 복음 전도에 어떤 역할을 할까.
△안 목사=우리 사역은 교회가 종착점이 아니다. 가정과 일터, 학교에서 내가 어떻게 그리스도의 제자로 살아갈 것인가 하는 사역자의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삶의 자리에서 보내심을 받은 선교사’라는 정체성을 갖는 것은 중요하다. 블레싱USA 캠페인은 바로 이 아이덴티티를 바로 세우는 캠페인이었다. 단 한 명에게라도 복음을 전하는 우리의 사역이 교회 담을 넘어 고이지 않고 흐르는 귀한 역사가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 기도한다.
△심 목사=우리가 살아가야 할 삶의 방향은 예수님을 닮아가는 것뿐이다. 우리 삶의 모습을 보고, 하나님이 우리에게 맡겨주신 가족, 친구들이 예수님을 믿고 싶다는 기적이 일어나야 한다. 이 캠페인을 통해서 주변 사람들이 ‘네가 다니는 교회 나도 다니고 싶다’는 그 한마디를 끌어내는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
△손 목사=미국에서 시작된 블레싱월드 캠페인을 하나님께서 앞으로 어떤 나라, 어떤 지역으로 확산시켜 나가실지 알 수 없다. 생명 없는 광고들이 난무하는 시대에 멈춰 서서 자신이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도록 하는 이 캠페인이 더 많은 생명을 살리게 되길 기대한다.
-복음의전함의 온라인 전도 플랫폼 ‘들어볼까’ 활용은.
△김 목사=우리 교회에는 소그룹 리더를 키워내는 30주의 과정이 있는데, 약 1년간의 이 제자훈련 과정에 들어볼까 플랫폼을 적용해 예화를 풍성하게 하는 데 사용하면 좋을 것 같다.
△안 목사=복음은 입술로 전하고 삶으로 표현해야 한다. 그리스도를 입으로 증거하는 것이 바로 ‘복음이 들리도록’하는 것이다. 들어볼까라는 그 이름처럼, 믿지 않는 영혼에 복음이 들려지는 도구로 사용됐으면 한다. 전도는 가장 위대한 습관이다. 마치 습관처럼 들어볼까를 주변에 알리고 전해 복음의 씨앗이 멀리 퍼지길 바란다.
△손 목사=복음을 잘 모른다거나, 알아도 복음대로 살지 못한다거나, 혹은 아직 용기가 나지 않아 전도에 나서는 일을 주저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들어볼까를 활용해 ‘태신자’(전도 대상자)들에게 영상을 보내고, 기도한다면 하나님께서 부족함을 메꾸시고 열매 맺게 하실 것이다.
-성도들의 참여를 어떻게 독려할까.
△김 목사=예수님과 함께라면 그 누구도 더 행복해질 자격이 있고, 더 행복해질 수 있다. 그 행복을 전하는 것이 전도이다. 복음의전함 캠페인에 참여하며 결국 내가 더 행복해지는 것이 지금 이 순간을 누리는 지혜라고 생각한다.
△안 목사=우리 사는 이 지역과 미국에, 그리고 전 세계에 복음을 전하는 그 첫걸음을 떼는 날은 바로 오늘이다. 길을 잃은 한 영혼을 옳은 길로 인도하는 그 일, ‘블레싱월드 캠페인’에 순종하며 동참하면 좋겠다.
△심 목사=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담대히 전하되, 거절당하고 복음을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이 있더라도 포기치 말아야 한다. 가까운 우리 가족부터 친구, 동료들까지. 회복이 일어나고 믿음으로 돌아서는 사람들이 전 세계에서 일어날 줄로 믿는다. 복음전파는 비록 의무로 시작할지라도(고전 9:16) 특권이 될 것(고전 9:22)이기 때문이다.
△손 목사=하나님은 당신이 목표하신 일들을 반드시 이뤄내시고야 만다. 우리는 그저 부름을 받은 시대에, 맡겨진 사명에만 충실하면 된다. 하나님이 가지고 계신 거대한 그림의 아주 작은 한 조각을 감당하는 것뿐이라 할지라도 그것이면 된다. 블레싱월드 캠페인을 통해 바로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만큼의 복음을 전하는 일에 충성하면 많은 열매가 이후 주님의 나라에 맺힐 것이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