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캄보디아, 휴전 전격 합의

입력 2025-07-28 19:04 수정 2025-07-29 00:57
품탐 웨차야차이(오른쪽) 태국 총리 권한대행과 훈 마넷(왼쪽) 캄보디아 총리가 28일 말레이시아 행정수도 푸트라자야의 총리실에서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 중재로 휴전에 합의한 뒤 손을 맞잡고 있다. EPA연합뉴스

태국과 캄보디아 정상이 국경에서 닷새째 이어진 교전을 끝내기로 합의했다.

품탐 웨차야차이 태국 총리 권한대행과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는 28일 말레이시아 행정수도 푸트라자야의 총리실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이날 자정을 기해 즉각적이고 조건 없는 휴전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양국 군 지휘부는 29일 오전 비공개 회의에서 병력 철수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훈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피란민 수십만명은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캄보디아와 태국은 이제 신뢰 회복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회담 직전까지 “캄보디아가 진정성을 보이지 않는다”며 경계했던 품탐 권한대행은 “휴전은 태국의 선의로 성사됐으며 평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태국과 캄보디아 정상 간 휴전 협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제안으로 성사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루스소셜에서 훈 총리, 품탐 권한대행과 통화했다면서 “양국은 즉시 만나 휴전을 협의하고 궁극적으로 평화를 달성하자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가 “교전이 끝날 때까지 (무역)협상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압박하자 태국과 캄보디아 정상은 하루 만에 협상장으로 나왔다.

앞서 중국 외교부도 “양국이 선린우호의 정신으로 자제력을 발휘하기를 희망한다”며 휴전 합의를 종용했다.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가 자신의 집무실을 제공하며 중재한 이날 휴전 협상에는 미국과 중국 정부 관계자도 배석했다. 품탐 권한대행과 훈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트럼프와 안와르 총리, 중국 정부에 사의를 표했다.

태국과 캄보디아는 국경지대에서 지난 24일부터 전투기까지 동원해 교전을 벌였다. 양국 민간인과 군인 등 35명(태국 22명·캄보디아 13명)이 숨지고 140명 이상이 다쳤으며 26만명가량이 피란 생활을 했다. BBC는 “휴전 협상이 진행되던 중에도 양국에 포탄이 떨어졌다”며 “양국 국민의 격앙된 감정이 진정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