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 AI 주도권 다툼 치열… ‘합종연횡’ 본격화

입력 2025-07-29 00:16

차세대 인공지능(AI)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통신업계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이동통신 3사 모두 정부의 ‘AI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사업에 출사표를 던진 상황에서 추론 특화 언어 모델이나 멀티엔진 개발 계획, 공공사업 참여 등 성과를 경쟁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최종 5개팀 선정을 앞두고 기술의 실용성과 사업화 능력을 내보이기 위해 총력전에 나선 모양새다.

SK텔레콤은 국내 게임업체 크래프톤과 공동 개발한 추론 특화 언어모델 3종을 28일 공개했다. 해당 모델은 70억개 매개변수 규모의 소형 언어 모델로, 수학 문제 해결과 코드 개발에 특화됐다. SK텔레콤은 데이터 검증과 모델 학습 인프라 구축을 맡아 품질과 안정성을 확보했다. 크래프톤은 기존 모델의 취약점을 분석하고 이를 개선하는 학습 기법을 자체 개발해 추론의 정확성과 효율성을 높였다. 두 회사는 이번 결과물을 통해 특정 산업이나 전문 분야에 최적화된 ‘도메인 특화 AI 모델’ 개발 역량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LG유플러스는 이날 미국 오픈AI와 양해각서(MOU)를 맺고 ‘에이전틱 AI 컨택센터(AICC)’를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협력의 핵심은 LG AI연구원의 ‘엑사원’과 오픈AI의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함께 사용하는 멀티 엔진 전략이다. 한국어와 산업 분야 지식에 강한 엑사원이 음성인식·요약 등 상담 서비스의 핵심 영역을 담당하고, 오픈AI의 고급 추론 기술은 복잡하고 전문적인 질문 답변에 활용하는 식이다. LG유플러스는 올 하반기 중 멀티 엔진을 적용한 AICC를 출시하고 기업간거래(B2B) AI 시장 공략에 집중할 방침이다.

KT는 자체 개발한 거대언어모델(LLM) ‘믿:음 2.0’을 기반으로 경기도가 추진하는 생성형 AI 플랫폼 구축 사업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전국 광역지자체 최초로 행정업무에 생성형 AI 기술을 적용하는 사례다. KT는 이와 함께 법률·안전·교육·의료 4대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마련해 ‘대국민 AI 활용 보편화’를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