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 당대표 복귀 첫날 ‘공천개입 의혹’ 이준석 압수수색

입력 2025-07-28 18:48 수정 2025-07-29 00:07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측 김연기 변호사가 28일 서울 상계동 이 대표 자택에서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 관계자들의 압수수색을 위해 현관 비밀번호를 누르고 있다. 윤웅 기자

김건희 특검이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를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 사건의 공범으로 보고 28일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이 대표가 공천개입 의혹 주요 국면마다 등장하는 만큼 특검은 이 대표 조사를 통해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혐의를 구체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특검은 이날 서울 노원구 상계동 이 대표 자택과 국회 의원사무실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특검은 이 대표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했는데, 압수수색영장에는 2022년 6월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 윤 전 대통령 부부와 공모해 김영선 전 의원 공천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혐의가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2022년 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당대표로서 공천 관련 최종 결재권자였다. 윤 전 대통령 부부는 제20대 대선 과정에서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대가로 김 전 의원의 경남 창원의창 지역구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당시 당대표였던 이 대표의 최종 승인이 필요했던 만큼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과정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의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윤 전 대통령 부부의 2024년 4·10 총선 공천개입 의혹에도 등장한다. 윤 전 대통령 부부는 지난해 총선에서 김 전 의원 선거구에 김상민 전 부장검사를 출마시키기 위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는데, 이 대표는 당시 공천에서 배제된 김 전 의원, 명씨와 총선 직전인 2월 29일 경남 하동군 칠불사에서 회동을 가졌다. 당시 김 전 의원 측은 김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을 폭로하는 대가로 개혁신당 비례대표 자리를 요구했지만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의혹에 대해 이 대표는 참고인 신분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채널A 라디오에 출연해 “현행범도 아니고 이렇게 급작스럽게 (압수수색을) 진행할 필요가 있느냐”며 “특검이 오해 살 일을 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검은 지난 27일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피의자 조사에서 공천 발표 전날인 2022년 5월 9일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김 전 의원 공천을 부탁하는 취지의 전화를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윤 의원은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었다. 윤 의원은 같은달 8일에는 당시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이었던 고(故) 장제원 전 의원으로부터 “당선인의 뜻”이라는 말과 함께 김 전 의원 공천 관련 통화를 했다고 진술했다. 다만 윤 의원은 이를 참고했을 뿐 공관위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날 소환조사가 예정됐던 명씨는 특검에 출석하지 않았다. 29일에는 윤 전 대통령 조사가 예정돼 있지만 윤 전 대통령은 건강 악화를 이유로 출석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특검팀 수사와 별개로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아온 최호 전 경기도의원이 숨진 채 발견됐다. 친윤계로 알려진 최 전 도의원은 2022년 6·1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평택시장 후보로 단수 공천됐지만 낙선했다.

박재현 차민주 박성영 정우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