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들, 환자단체 찾아 “의·정갈등 장기화 책임… 국민께 사과”

입력 2025-07-28 18:58 수정 2025-07-28 19:29
한성존(오른쪽)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사무실을 방문해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직 전공의들이 지난 1년5개월 동안 이어진 의·정 갈등 사태로 피해를 본 환자단체를 찾아 사과했다. 환자단체는 앞으로도 의료계가 집단행동을 벌일 때마다 의료공백이 발생해선 안 된다며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한성존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28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사무실을 찾아 “1년5개월 이상 길어진 의·정 갈등으로 불편을 겪고 불안하셨을 국민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전공의와 환자단체의 공식 만남은 지난해 2월 의·정 갈등 본격화 이후 처음이다. 이날 만남은 약 1시간10분 동안 이뤄졌다.

한 위원장은 의·정 갈등 내내 의료계에서 나온 거친 발언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그는 “이 사태가 장기화한 데 대해 의료계 또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며 “의료계를 대표하고 이끄는 위치에 있었던 일부 의사들의 부적절한 언행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도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전문성을 바탕으로 사회적인 책무를 다하고 보다 나은 의료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긴 세월 국민과 의료계 모두 상처받고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이런 일이 다시 생기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전공의는 의·정 갈등의 피해자일 수 있지만, 의료 공백에서는 책임자”라며 “환자는 아무런 잘못이 없는데도 가장 큰 피해자가 됐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다시는 환자의 생명을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겠다는 약속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조건 없는 자발적 복귀를 통해 전공의에 대한 신뢰를 회복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특혜 논란이 불거진 의대생 복귀에 대해 대학 정상화가 우선이라고 밝혔다. 구연희 교육부 대변인은 이날 “아이들(의대생들) 상처를 보듬고 어떻게 교육을 잘할지에 대해서 결정해야 할 때”라며 “지난 1년반 동안 국민, 대학, 학생들이 어려운 시기를 겪었고 상처도 많이 받았다. 모두에게 잃어버린 시간”이라고 말했다.

세종=황민혁 기자 ok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