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의 ‘PUBG: 배틀그라운드’를 종목으로 하는 e스포츠 국가대항전이 지난 27일 베트남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배틀그라운드는 4인이 한 팀(스쿼드)을 꾸리고 최종 생존을 위해 다른 팀들과 경쟁하는 전략·슈터 게임. 지난 23일 서울에서 개막한 PUBG 네이션스 컵(PNC)은 프로 대회가 아닌 국가대항전 방식의 e스포츠 대회여서 화제를 모았다. 기존에는 16개국이 참여했지만 올해는 24개국으로 참가국 수가 늘었다.
우승은 최근 배틀그라운드 프로 대회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베트남이 차지했다. 베트남은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열린 결승전에서 18번의 매치를 치르는 동안 216포인트를 쌓아 압도적인 우승에 성공했다. 2위 중국이 155포인트, 3위 태국은 127포인트로 마친 가운데 베트남은 사실상 단 한 번의 암초도 만난 적 없이 순항하다가 목적지에 도달했다.
베트남 대표 ‘히마스’ 라 프엉 띠엔 닷은 “간절함이 이뤄낸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껏 동아시아, 북미, 유럽에서만 우승팀이 배출됐다. 동남아 팀들도 우승하고 싶다는 열정이 컸다”면서 “지금껏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팀들이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 건 경험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은 2023·2024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바 있어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 후보로 꼽혔으나 8위의 아쉬운 성적으로 마무리했다. 국내 프로팀 DN 프릭스 소속 ‘살루트’ 우제현과 ‘규민’ 심규민, 김성민 감독을 중심으로 ‘서울’ 조기열(디플러스 기아), ‘레이닝’ 김종명(T1)까지 의기투합했지만 뒷심 부족으로 고전했다. 3일간 열린 결승전에서 첫날 2위, 2일 차 4위, 마지막 날 8위로 점점 순위가 내려갔다.
김 감독은 대회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세트 플레이를 준비했는데 초반에 예상 밖 교전이 자주 일어나서 선수들의 빌드업에 인지 부조화가 발생했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 다른 방법을 고안했지만 잘 안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팬들께서 납득하기 힘든 성적이다. 과정보다 결과로 보여드려야 하는 대회인데 그걸 못한 제 능력 부족”이라고 말했다.
이번 국가대항전을 위해 잠시 멈췄던 배틀그라운드 프로 대회는 내달 중순 다시 막을 올린다. 사우디아라비아가 개최하는 e스포츠 월드컵(EWC)에 종목 중 하나로 포함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12일부터 16일까지 단기간 대회를 진행한다. 상금은 200만 달러(약 27억원)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