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에는 안식일과 안식을 주제로 스무 편의 묵상 글을 썼다. 나는 이 글을 아침마다 교인과 지인들에게 보냈다. 오래 연구하고 준비한 주제인데도 마지막 글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사흘이 넘도록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 쓰고 지우기를 반복했다. 영감을 얻기 위해 기도에 집중해도 머릿속은 여전히 산만했다. 이런 일을 수없이 경험했지만 답답하고 초조한 마음은 어찌 이리도 변함이 없을까. 용단을 내렸다. 영감이 떠오를 때까지 무작정 기다리기로 하고 다른 일에 몰두하며 글 생각을 머리에서 지워버렸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마지막 두 시간을 앞두고도 나는 여전히 온라인 세미나를 하고 있었다. 모임 중 섬광처럼 주제가 떠올랐다. 세미나가 끝나자마자 글쓰기를 시작했다. 순식간에 끝냈다. 글이 마음에 흡족했다.
오랜 글쓰기에서 터득한 지혜가 있다. ‘막힐 때는 거기 멈춰 서라.’ 삶에는 하나님이 일하실 때까지 기다려야만 하는 순간이 있다. 그때 우리는 절실히 깨닫는다. 내 삶의 주인이 내가 아니라 하나님이라는 진리를. 지혜 있는 자는 하던 일을 의도적이고 의지적으로 중단하고 쉴지니 그들이 안식을 누릴 것이니라.
이효재 목사(일터신학연구소장)